<주식이야기>위험한 단기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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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주식투자에서 바닥에 사서 꼭대기때 파는 행운은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돌아간다.그만큼 주가의 단기변동은 예측불가능한 측면이 있다.주가 뿐만이 아니다.하루 거래량의 증감변동도 대단히 유동적이다.기반이 취약한 증시일 수록 이런 경향은 더 심하다.
국내증시는 한전이나 삼성전자와 같이 평소에 거래량이 많은 주식조차도 거래가 끊어지기 일쑤다.
오전까지 상한가에 살 수 없다가도 오후에 시장이 돌변하여 하한가에도 팔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종합주가지수가 금년 4월2일 8백55에서 10월24일 1천92로 올라 27.7%의 상승률을 보였다.
각 증권사들이 앞을 다투어 열고 있는 투자설명회에는 개인투자자들로 북적대고 있다.시장의 흐름을 보면 초기의 상승을 주도했던 블루칩들은 완전히 꺾였다.
혹 프리미엄 30%로 뉴욕거래소에 상장된다는 재료에 현혹되어포철에 물려있는 사람들은 없는지.9월7일 9만1천2백원이었고 10월24일 현재 7만8천원이니 약 6주동안의 하락률이 무려 14.5%나 된다.
우량제조주,금융주도 끝나고 지금은 개별종목장세라고 한다.「실적호전에도 불구하고 소외된 주식」「성장이 가미된 자산주」「절대저가주」등 이름도 다양하다.종목을 옮겨다니기에도 어지럽지만 한번 잘 잡은 주식이라도 잘 던져야 이익을 만드는 것이 너무도 뻔한 이치이고 보면 개인투자자로서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급등종목 대부분은 이른바「작전중」이니 까딱 잘못하면 뱉을 수도 삼킬 수도 없는 낭패를 당하게 되어 있다.9월17일 5천50원에 거 래되던 광림전자가 작전설이 나돌면서 상한가 행진을 계속,부도가 나기 하루전 10월20일에는 1만1천3백원까지 올랐다.이 주식은 평소 하루 거래량이1만주미만에 불과했는데 부도 1주일전부터 거래는 급격히 늘어났고 10월17일에는 무려 10만3천주가 손을 바꾸었다.5천명이넘는 소액주주들이 총발행주식의 90%를 가지고 있다하니 안타깝기만하다.
물론 장기투자를 하면 다 해결될 수 있다고도 말할 수 있으나아직도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1~2개월 단기에 승부를 보려는 투기성향이 농후하고 대략 20~30%는 신용을 쓰고 있는 우리 현실을 고려하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성경에 보면『네 포도원의 포도를 딴후에 그 남은 것을 다시 따지말고 객(客)과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버려두라』고 했다.단기에 사고파는 사람일수록 철저히 룰에 따라 움직여야 하고 냉정한 절제가 필요하다.기술지표는 그런 사람에게 전가 (傳家)의 보도(寶刀)가 될 수도 있다.
〈權成哲전문위원.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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