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인도사" 조길태 지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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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서양문명을 한마디로 기독교문명이라고 한다면 동양문명은 불교문명이라 볼 수 있다.이런 맥락에서 불교의 발원지인 인도는 그만큼 한국을 포함한 동양의 모든 나라들에 대해 정신적으로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물론 우리의 경우 중국이라는 거대한 문화의 용광로를 거치느라 인도와의 직접적인 교류는 아주 드물었지만아직도 문화재.언어.풍습등 그쪽 정신의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 볼 수있을 만큼 영향을 받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지금까지도 대부분의 한국인에게는 신비의 나라로만 비쳐질 뿐,심지어 학자들에게조차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역사나 문화등의 연구대상에서빗겨나 있었다.인도사 연구만 보더라도 자체로 작은 대륙인 지금의 인도는 물론, 파키스탄.방글라데시.네팔.부탄.아프가니스탄 일부등 러시아를 제외 한 유럽 전체와 맞먹는 땅덩어리의 반만년역사를 기술해야 하는 엄청난 작업이다.이 때문에 국내에는 지금까지도 사료의 빈곤은 물론 인도 역사를 올바로 지도할 전문가 또한 없었다.이같은 상황에서 저자의 노고는 칭찬받아 마땅하며 우리 문 화의 바탕을 조금이라도 들여다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방대한 인도의 역사를 세계사.보편사적인 안목에서 뺄 것은 빼고 특수성은 과감히 살려가면서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정리한 저자의 요령이 돋보인다.〈 민음사.6백23쪽.1만7천5백원〉 〈李晩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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