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언론 '줄기세포 배양' 연일 극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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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주요 외신들은 사람의 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한 황우석(黃禹錫) 서울대 교수 등의 연구 업적을 연일 대서특필하고 있다.

◆외신은 윤리문제에 초점=외신이 이번 연구 결과를 보도하는 관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연구 성과를 소개하면서 이번 연구가 생명과학과 의학 발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평가하는 것이다. LA타임스는 "기절할 만한 성과"라는 제럴드 섀턴 피츠버그 의과대 교수의 말을 인용했다. 뉴욕 타임스는 생명공학자의 말을 인용해 "(복제)비법이 담긴 요리책이 나왔다"고 비유했다.

동시에 외신들은 이번 연구로 생명공학계의 윤리 논쟁이 또 한번 촉발됐다는 점에 관심을 보였다. AP통신은 이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 내에서의 여론도 팽팽히 갈렸다면서 '정치와 과학의 충돌'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정계와 종교계 일각에서는 "(연구용이든, 치료용이든) 목적을 불문하고 사람의 배아복제를 서둘러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파킨슨병과 같은 난치병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열린 만큼 오히려 연구를 장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사이언스의 도널드 케네디 편집장은 "배아 복제 기술이 복제아기 탄생으로 이어지기까지에는 아직도 기술적으로 어마어마한 난관이 있다"면서 "정부가 연구범위를 충분히 규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엄격한 윤리 지침 하에서 제한적인 치료용 줄기세포 연구는 허용해야 한다"는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민주)의 주장을 인용했다. 일본.독일.프랑스는 인간 배아 복제를 금지하고 있고 미국에선 상원에 금지 법안과 부분허용 법안이 함께 계류돼 있다.

교황청 관계자는 13일 "사람을 살리기 위해 또 다른 사람을 죽일 수 없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엠바고 논쟁은 없어=국내 일부 미디어의 주장과 달리 외국 주요 언론들은 본지의 단독 보도에 대해 "엠바고를 깼다"는 주장을 하지 않는다. 독일의 슈피겔지 인터넷판은 중앙일보의 단독보도를 인용하기도 했다. 다만 뉴욕 타임스는 "사이언스가 정한 엠바고 하루 전에 한국의 한 신문이 보도했다"라고만 언급하고 있다. 그것도 이번 연구결과가 생명윤리 논란을 야기했다는 문장의 한 부분일 뿐이다.

예영준 기자

사진=시애틀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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