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책갈피] 트렌드 읽으면 미래가 두렵지않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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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도시화의 결과는 물 부족을 가져온다.

퓨처와이즈

패트릭 딕슨 지음, 고빛샘 옮김, 엘도라도, 376쪽, 1만3000원

미래학자 패트릭 딕슨이 펼쳐놓은 미래사회의 모습을 담은 책이다. 그는 미래사회의 특징을 ‘속도전(Fast)’ ‘도시화(Urban)’ ‘부족주의(Tribal)’ ‘세계보편주의(Universal)’ ‘급진주의(Radical)’ ‘윤리의식(Ethical)’ 등 여섯 개 카테고리로 나눠 보여준다. 이 여섯 영문 첫글자를 따면 ‘FUTURE(미래)’가 된다.

저자는 이런 특징들을 추상적으로 던져놓지 않았다. 구체적인 미래사회의 모습을 무려 300여 가지나 보여준다.

속도가 모든 것을 좌우한다는 ‘속도전’의 사례로는 ‘증권거래소의 종말’이 꼽힌다. 기업들은 증권거래소를 좋아하지 않게 된다. 글로벌 기업의 경우 국제 시장 규모가 한 국가의 주식시장 규모보다 크기 때문이다. 투자자들 또한 증권거래소보다는 24시간 가능한 온라인 거래를 선호한다.

“미래에는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가상 시장 수십개가 생겨날 테고, 그 중 몇몇은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며 “앞으로 10년 뒤 살아남는 거래소는 10개가 채 안 될 수 있다”고 저자는 전망한다.

‘도시화’의 결과로는 물 부족 사태가 빚어진다. 국가 간에 물 분쟁이 일어날 우려도 있다. 동시에 물 교역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게 된다.

저자가 짚어낸 ‘부족주의’ 의식이란 같은 공동체에 속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갖는 정체성을 뜻한다. 부족주의 의식이 지나치면 분리주의·폭력·대량학살을 초래할 수도 있는데, 그 폐해는 이미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저자는 또 “미래에 다가올 변화 가운데 가장 최종적이고 영향력이 큰 것은 윤리의식의 변화”라고 강조한다. 종교와 정치·인간관계에서 다양한 윤리의식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미래사회를 향한 변화의 흐름은 이미 시작됐다. 책의 장점은 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내고 있다는 데 있다. 남보다 한발 앞서 트렌드를 읽어내는 가이드 북으로 무난하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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