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司正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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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사(司)는 입(口)위에 오른 손()을 대고 있는 모습이다.마이크가 없던 옛날,소리를 지르기 위해 입에 손을 대고 말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따라서 司의 본디 뜻은 「명령을 내리다」가된다.사람을 지휘하기 위해서다.참고로 눈(目)위 에 손(手)을갖다댄 모습의 글자가 看(볼 간)이다.햇빛을 가리고 보는 것이다. 명령을 내린다는 것은 어떤 직책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司는 「맡다」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옛날 군마(軍馬)를 맡았던 관리가 사마(司馬),간언(諫言)을 맡았던 관리가 사간(司諫),회의를 맡으면 사회(司會),법을 맡으면 사법( 司法),도서관의 책임을 맡으면 사서(司書)가 된다.
정(正)은 一과 止의 결합이다.一은 모든 수의 시작(根本)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그것은 지선(至善)의 존재이기도 하다.
곧 지선에서 그치는 것,그것이 正이다.따라서 正은 「올바르다」「진리」「정의」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사정(司正)은 「올바른 것을 맡아 하다」는 뜻이 아닐까.곧 나쁜 것을 막고 바르게 나아가도록 계도(啓導)하는 것을 말한다.그런 국가기관이 사정기관(司正機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신라시대부터 사정부(司正府)라는 것을 두어 공직자들을 감독.감찰해 왔다.사정의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일찍부터 사정이 필요했다는 뜻이기도 하다.사정기관의역할이 강조되는 요즈음이다.왠지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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