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보수 집권하면 전쟁의 길 갈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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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대중(DJ.얼굴) 전 대통령은 22일 "(이번 대선은) 6자회담 성공시대, 북.미 국교 정상화 시대, 동북아 평화시대, 남북 교류협력이 크게 발전하는 시대에 합치하는 정권이 나오느냐, '잃어버린 10년'이라면서 '옛날의 50년'으로 돌아가는 정권이 나오느냐의 갈림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수 세력이 집권하면) 심지어 전쟁의 길로 끌고 갈 수 있다"고 말했다.

DJ는 여의도 한 호텔에서 황석영.백낙청씨 등이 소속된 '2007 창작인 포럼'이 주최한 '잃어버린 50년, 되찾은 10년' 행사에서 특강을 했다. DJ는 이날 손을 세워 특유의 '칼 도마' 제스처를 하면서 여느 때보다 강한 어조로 강연했다.

그는 "여론조사를 보면 진보나 중도적 입장을 지지하는 이들이 7~8할이어서 우리 기반은 아직도 살아 있다"며 "그런데 우리 자체가 위축되고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기력을 못 내고 있는데 어떻게 대선 승리가 있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 "우리는 자랑스러운 10년을 만들어냈지만 지금 잘못하면 큰 위기에 처할 수 있다"며 "현재 보수세력이 큰 지지를 받고 있지만 우리가 소신을 갖고 힘을 합쳐 나가면 두려울 것이 없는 만큼 다시 일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DJ의 발언 요지.

"2008년은 역사의 대전환점이 될 것이다. 6자회담이 성공해 북핵문제가 해결되고, 북한은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를 거쳐 중국처럼 국제사회에서 활동하게 될 것이다. 동북아 평화협력기구도 만들어지고 남북 대협력체제가 열릴 것이다. 젊은이들도 북한을 거쳐 몽골과 중앙아시아.유럽으로 뻗어 가는 철의 실크로드를 타고 활동 무대를 넓히게 될 것이다. 북한의 지하자원과 관광자원을 개발하면 북한에 퍼주기가 아니라 퍼오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그래서 (이번 대선을)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우리 민족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다시 일어나 국민이 바른 판단을 하도록 해야 한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조용히 있으면 존경받고 대우받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제가 말하는 것은 우리가 세계의 방향을 거부하는 길로 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고, 야당 투쟁 시절 저를 지켜주고 대통령까지 시켜준 국민에 대한 보답이기 때문이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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