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서>5.6共 新黨說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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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5,6共 신당설이 심심치않게 나오고 있다.명분론을 앞세우는 쪽은 「회의적」으로 보지만 정치자금 동원력을 중시하는 측에선 그 「가능성」을 인정한다.
신당설은 김영삼(金泳三)정권의 인기하락에 따른 국민과 정부간의 틈새를 비집고 고개를 불쑥불쑥 내밀고 있는 것이다.舊세력들이 자구책으로 지난날의 향수(?)를 부추겨 「복고주의」바람을 불어넣는다.
참으로 딱한 일이다.정권 창출의 정통성을 확립했다는 문민정부수립의 뿌듯한 감격이 채 2년도 못돼 옛날 얘기가 돼버렸단 말인가.개혁과 사정(司正)바람을 타고 가파른 산꼭대기를 오르던 문민정부의 인기 역시 끝내 단명(短命)으로 끝나 고 말 것인가. 공무원들의 구조적인 세금 도둑질,잇따른 패륜적 사건,軍기강의 해이,거듭되는 정책혼선등을 바라보는 국민의 분노와 실망은 문민정부를 향한 초기의 박수갈채를 손가락질로 바꾸어 놓고 있다. 왜 이리도 정치현실만은 지진아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일까.집권당인 민자당(民自黨)은 한지붕 세가족 살림에 이념적으로도 왼쪽에서 오른쪽까지 빨랫줄처럼 늘어져 있고 제1야당은「보이지않는 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듯한 인상을 떨치 지 못한 채 강력한 대응도,뚜렷한 목소리도 없다.아니 여야(與野)의 틈새에서 조정역을 맡아야 할 제2야당은 당권싸움에 폭력배나 동원하는 구태를 재연하고….
물론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한 정치개혁의 노력을 과소평가하고 싶진 않다.그러나 민주화시대의 정당이 아직도 지구당위원장을 「선출」이 아닌 중앙 임명으로 하고 있는 한 자유당 시절만도 못한 국회의원 공천장사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정계는 우선 군사권위주의 통치를 그리워하는 시대 역행의 「복고풍(復古風)」이 불지않도록 스스로를 일신해야 한다.정부는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는 인사를 단행,멀어져가는 민심을 끌어안아야 할 것이다.그러지 않고서는 다가오는 선 거들을 계기로 한 신당 출현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편집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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