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듣는다>혈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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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29세의 남자다.최근 정기신체검사에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이나 소변에 혈액이 소량의 단백질과 함께 검출됐다고 한다.
2년전 신체검사에서도 같은 소견이었으나 불편한 증상이 없어 별다른 치료 없이 지내 왔다.본격적인 치료를 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질문자의 혈뇨는 면역글로불린A신병증(腎病症)이라는 다소생소한 이름이나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콩팥질환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이 질환은 면역글로불린A란 물질이 콩팥내에 침착돼 생기며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혈뇨가 주증상이다.
주로 젊은 남자에게서 감기증세가 있고 난 뒤 2,3일내에 붉은 빛의 육안적 혈뇨를 보거나 눈에 띄지는 않더라도 소변검사를하면 검출되는 혈뇨가 반복된다.
그러나 대개 통증이나 다른 불편한 증상이 없으므로 질문자처럼정기신검이나 단체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들을 장기관찰할 때 10%정도에서 콩팥기능이 상실돼대사도중 체내에 쌓이는 노폐물을 배설하지 못하는 신부전증(腎不全症)에 빠지게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질문자에게는 아무런 증상이 없더라도 정확한 진단부터 받을 것을 권고한다.
우선 가까운 병원의 신장내과를 찾아 콩팥의 일부를 떼내 현미경으로 병변을 직접 살피는 조직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때 면역글로불린A신병증으로 밝혀지면 1년에 한번꼴로는 주치의를 찾아 콩팥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해 봐야한다. 아직 뚜렷한 치료법은 없으나 특별한 치료보다 합병증의 발생유무를 점검해 대처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합병증 발생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도 저절로 혈뇨증상이 호전되는 수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이 신장병이 있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의사의 처방 없이 함부로 약물을 복용해 오히려 신장을 해치는 일이 있어선 안되겠다.이 질환에 동반돼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으로는 신부전증외에 단백질이 소변으로 배설돼 생기는 전신부종과 고혈압을 들수 있다.
이때는 혈압을 조절하는 약물요법을 써야 하며 신장내과 전문의의 주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정리=洪慧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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