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청주근교 운보 김기창화백의 운보공방과 찻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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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충북청주 근교에「향기있는」명소가 하나 있다.청원군북일면형동리운보(雲甫)의 집.자동차로 청주에서 초정약수터를 향해 15분쯤달리다 오른쪽으로 꺾어 2㎞남짓 가다보면 나온다.
운보 김기창(金基昶)화백의 거처로 잘 꾸며진 정원과 대형수석.잔디.나무들이 적당한 간격을 두고 조화를 이룬 수천평의 동산이 볼거리의 전부다.그러나 가을이 깊어가는 요즘 이곳에는 색다른 생활의 멋을 찾고 싶은 사람들의 발길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 도예실습도 하고 현대도자기 작품감상도 하면서 소중한 사람들과 만나 향기있는 차도 즐길 수 있는 운보공방과 찻집이 있기 때문이다.운보공방은 원래 운보 김기창 화백이 도화(陶畵:도자기에 그린 그림)를 그리기 위해 9년전 문을 연 작업 실이었다.
그런데 지난91년부터 운보가 찻잔.화병등 그릇류뿐 아니라 탁자.인형.장식용항아리 등 이른바 현대도자기로 점차 표현대상을 다양화하면서 도예창작에 생산개념을 접목시키는 등 일정한 사업체로서의 틀을 갖추었다.지난8월 공방의 식당이었던 건물 60여평을 전통찻집으로 개조,이곳에서 만드는 각종 도자기 작품의 전시판매장으로도 이용하고 있어 일반인에게 더욱 친숙해졌다.최근 이같은 분위기가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향토예술가.약혼커플.주부들이많아졌고 혼자서 사색하다 돌아가는 사람들이 늘고있다.최연숙(崔姸淑.37)씨는 『도예도 배울 수 있는 데다 경내를 차분히 거닐다보면 저절로 시심(詩心)에 잠긴다』며『가을에 한번쯤 와 볼만한 정취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淸州=安南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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