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제한상영관 문 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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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성인만을 관객으로 하는 제한상영관이 올 봄 국내에 첫선을 보이게 된다.

미국 펜트하우스에서 제작한 '칼리굴라'를 수입한 영화사 유니코리아 측은 지난 10일 다음주 중 전국 20여 극장이 제한상영관 설립신고서를 관할 구청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멀티플렉스가 아닌 전국의 단관 극장이 살아남기 위해 제한상영관으로의 변신을 검토해 왔다"면서 "4월 초순 개관 예정인 이들 제한상영관의 첫 상영작은 '칼리굴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칼리굴라'는 '올 레이디 두 잇'으로 알려진 틴토 브라스 감독이 공동 연출한 1980년 작품으로 로마 황제 칼리굴라를 중심으로 당시의 문란한 성풍속을 묘사하는 내용. 국내에서는 60분 가량이 삭제된 92분짜리 버전이 90년초 개봉된 바 있다.

유니코리아가 이번에 수입한 이 영화의 무삭제판은 지난달 초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에서 수입추천 불가 판정을 받았다가 10일 열린 재심에서 추천을 통과했다. 노골적인 묘사 때문에 곧 있을 등급심의에서는 '제한 상영가' 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한상영가 등급은 2002년 초 신설됐지만 국내에는 제한상영관이 없어 사실상 상영 불가 판정이라는 비판을 들어 왔다. 유니코리아 관계자는 "현행 법규상 제한상영관은 일반 상영관과 같은 건물에 들어설 수 없고, 일반 영화도 상영할 수 없어 제한상영가 영화만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느냐가 존립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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