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석유가격-국제가격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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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국제연합(UN)의 제재 철회를 요구하는 이라크 병력의 쿠웨이트 국경 이동에 따라 걸프지역에 다시 긴장이 감돌고 있다.현재로선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지만 국제석유가격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리란 진단이 많다 .제2의「걸프위기」가 국내.국제 석유류 수급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긴급 점검한다.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국경 집결로 걸프만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제 원유가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부분의 시장관계자들은 현재로서는 국제원유가가 걸프만의 긴장 고조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이라크군의 국경이동이 전쟁 도발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지난 91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유엔의 경제제재를 풀기 위한 일종의 시위용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관계자들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예측불허의 인물로 전쟁재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이렇게 될 경우 지난 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야기된 국제 유가의 급등세가 재현될 수도 있다 .
그러나 이라크가 실제로 쿠웨이트 국경을 다시 넘어서는 사태로까지 발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는 지난 7일 뉴욕 원유시장에서 이라크군의 이동 소식이 전해졌음에도 불구,WTI(서부텍사스 중질유)가격이 소폭 오름세를보이다 전일대비 배럴당 0.09달러 오른 18.33달러 수준에그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어 속개된 10일 뉴욕시장 전산거래에서 WTI는 배럴당 전일대비 0.37달러 오른 18.63달러를 기록했다.
시장분위기는 전쟁이 재발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원유 거래상들은 이번 이라크 사태가 전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아도 유엔의 이라크 경제제재 해제 문제와 얽히면서 다소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이와관련,㈜유공의 한 관계자는 『이라크의 군사 이동이 전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 으로 보인다. 다만 이 사태는 단기간에 불씨가 꺼지지 않고 지속되면서 국제 원유시장에 심리적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따라서 언제까지 이 사태가 이어지느냐가 관심의 초점』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편 이번 이라크 사태와 같은 돌발변수를 제외하고 순수 시장변수만을 볼때는 향후 원유가가 소폭 상승세를 탈 전망.
브라질 석유노조 파업사태가 최근 진정돼 수급에 악영향을 미칠요소는 없지만 기본적인 실물경기 여건상 상승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한국석유개발공사의 한 관계자는 『세계경기 회복세를 타고 원유에 대한 수요가 전반적으로 늘고 있는데다 계절적으로 원유수요가 늘어나는 12~1월 동절기를 앞두고 있어 원유가는 기본적으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 적하고 있다. 한편 일부 석유상들은 이라크가 돌발적으로 쿠웨이트 침공을 재개할 경우 원유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안정통화로서 기능하는 달러화 상승-엔화 약세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0년 8월2일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때 북해산 브렌트와 WTI는 배럴당 20.5~21.65달러 수준에서 23.5~24달러로 올랐고 이어 두달보름만인 10월14일에는 배럴당 41.02~41.68달러로 가격이 두배 까지 수직급등했었다.
〈金炯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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