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요즘 소비자의 '변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5면

소비자들의 자동차 선택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우선 해치백과 수입 차가 많이 팔리는 것이 과거와 다른 양상이다. 이러한 고객의 ‘변심’을 가장 빨리 알아채는 것은 자동차 판매 일선에 있는 대리점과 영업사원들이다. 이들은 요즘 국내 자동차 시장을 ‘춘추전국시대’에 비유한다. 과거 소비자들은 조용하고 푹신하고 안락한 세단형을 선호했다.

지금은 달라졌다. 천편일률적인 선택 기준이 적용되던 시장이 다양한 기준과 개성이 강조되는 시장으로 변한 것이다. 이들의 입을 통해 어떤 변화가 일고 있는지 짚어 봤다.

▶한국은 더 이상 ‘왜건의 무덤’이 아니다.

과거 국내 자동차 브랜드가 큰맘 먹고 출시한 해치백·스테이션 왜건은 모두 실패했다. 그러나 최근 해치백은 가장 인기 있는 차종의 하나로 떠올랐다. 차를 고를 때 세단형과 해치백 사이에서 고민할 정도가 된 것. ‘가족 차=세단형’이라는 통념은 통하지 않는다. SUV를 기꺼이 택하기 시작했다. 폴크스바겐의 골프 같은 수입 차가 시장을 연 데다 현대 i30이 해치백 인기에 불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경차를 무시하던 시대는 지났다.

과거엔 여성 운전자가 많이 찾은 차종이지만 이젠 남녀 구분이 없어졌다. 통행료·주차료 할인 등 각종 혜택과 무섭게 뛰는 기름 값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자동차가 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실속 운전자도 늘었다.

▶국산 차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졌다.

국산 차들은 근래 가격 올리기 경쟁을 해 왔다. 반면 수입 차들은 가격 내리기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수입 차에 대한 호감도가 커지는 연유다. 국산 차 대리점에 와서 차를 고르면서도 수입 차와 가격과 기능을 비교한다. 소비자들은 수입 차를 그리 비싸지 않으면서 좋은 차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운전하는 재미를 찾는다.

안락하고 조용하고 푹신한 차가 시장을 점령하던 시절은 갔다. 딱딱하고 승차감은 떨어지지만 운전 재미가 쏠쏠한 유럽 차들이 소개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소비자들은 승차감과 재미를 맞바꿀 마음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오토조인스=장종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