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발신자 표시 안된 전화 짜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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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발신자번호 표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얼마 전 전화가 걸려와 전화기를 보니 '발신번호 표시금지'라는 글씨가 떠 있었다. 미심쩍어 하며 전화를 받아보니 카드사의 판촉 전화였다. 필요없다는 대꾸를 하고 전화를 끊고 나서 문득 내가 발신자번호 표시 서비스를 유료로 받고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분명 월 2천원이나 부가 서비스 요금을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적잖은 돈을 내고 서비스를 받고 있으면서도 원치 않는 전화를 꼬박꼬박 받아야 한다는 것은 모순이라는 생각이 든다. 원칙대로라면 발신자 번호가 뜨지 않는 곳은 전화 연결이 안 되도록 하는 게 맞지 않을까. 발신자번호 표시 서비스는 통신회사 입장에선 별도로 장비투자를 하지 않아도 되는 서비스이며, 해외에선 무상으로 제공된다고 들었다. 요즘 통신회사들이 고객 서비스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발신자번호 표시 서비스의 무료 제공도 검토할 순 없는 걸까.

이장훈.대전시 서구 관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