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별 호칭변화, 70학번 '형' → 00학번 '오빠'

중앙일보

입력

갓 입학한 새내기 대학생. 상급생 학생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한번쯤 고민했을 것이다. 지난 30년간 대학 선후배 사이의 호칭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취업ㆍ인사포털 인크루트가 리서치 전문기관 엠브레인과 함께 1970년대부터 2000년대 학번 2134명을 대상으로 ‘대학생의 호칭 변화’에 대해 조사한 결과 70년대에는 여학생이 손위 남학생에게 ‘형’이라고 불렀지만 점차 ‘오빠’라는 부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학생이 자신보다 높은 학년의 남학생을 부를 때 70년대(28.1%)와 80년대(35.7%)는 ‘형’이란 호칭을 가장 많이 썼지만 90년대엔 거의 사라지고 ‘선배’로 부르는 비율이 43.2%로 가장 높았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56.7%가 ‘오빠’라고 부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남학생이 자신보다 높은 학년의 남학생을 부르는 호칭은 70년대(44.8%)부터 현재(64.7%)까지 ‘형’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형님’이라고 부르는 횟수는 70년대 15.2%에서 현재 11.7%로 점차 줄어들었다.

남학생이 자신보다 높은 학년의 여학생을 부르는 호칭도 변했다. 70년대(36.0%)와 80년대(38.9%)에는 ‘선배’라는 호칭이 주를 이뤘지만 90년대 이후는 ‘누나’라는 호칭이 일반화됐다. 특히 ‘누나’란 호칭을 사용하는 비율은 70년대 10%대에 머물다 2000년대에는 72.0%로 10명 중 7명 이상이 사용했다. 여학생이 자신보다 높은 학년의 여학생을 부르는 호칭은 70년대(56.1%)부터 현재(75.5%)까지 ‘언니’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호칭 변화에 대해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70~80년대는 대학도 남성 중심의 문화가 강해 중성적인 호칭이 많이 사용됐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가부장적인 사회가 무너지고 자유로운 대학문화와 여성화 현상이 퍼지면서 부드럽고 친근한 표현들이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