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땅키우기>전농동 탑스튜디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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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보통 개발하기 좋은 땅을 꼽으라면 도로변에 길게 접한 사각형모양을 든다.접근성이 뛰어나고 건축법이 허용하는 한도내에서 공간활용도를 최대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탑스튜디오(설계 崔英集 탑건축 대표)건물이 위치한 서울 동대문구전농동648의3 일대는 오래된 단층 또는 2층 단독건물이 밀집돼 있는 전형적인 구(舊)도시의 환경을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도로변이라 해도 번듯한 오피스 건물 하나 구경할 수 없을정도로 개발이 낙후된 곳으로 일컬어진 이 지역에 최근 건물신축바람이 일고 있다.작년에 완공된 6층규모(연면적 3백96.3평)의 탑스튜디오 건물이 이 지역의 개발을 촉진시키고 있는 것이다.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운 세련미를 물씬 풍기고 있는이 건물은 구시가지의 분위기를 바꾸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특히 도로변에 면한 쪽의 폭이 9m에 불과할 정도로 좁다란 대지(90.6평)에 조형성이 뛰어난 멋진 건물을 만들어냄으로써주변 토지주들의 개발 의욕을 높였다.
세련된 건물 내.외관에 비해 공사비는 인테리어비용을 포함,평당 2백50만원정도 소요돼 돈을 적게 들이고도 얼마든지 고급스런 건물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설계자인 건축주가 직영방식으로 공사를 시행,공사기간을 2년 정도로 길 게 잡았다.
이 건물이 완공된후 지저분한 동네에 멋진 건물을 지어 고맙다는 주변의 인사가 많았고 형형색색의 콩모양 자갈로 바닥처리를 한 좁은 앞마당은 어린이 놀이터로 활용될 정도로 흡입력이 강했다. 주변 환경개선에 설계 포인트를 둔 이 건물은 지하 1층과지상 6층엔 연극.음악등을 공연할 수 있는 이벤트홀로 꾸며졌고1층은 미술품등의 전시공간,2,3층은 설계실,4,5층은 화실등으로 활용되도록 설계돼 여느 오피스빌딩과는 다른 구조를 갖추고있다. 그래서 층고(層高)가 각층의 용도에 따라 다르고 외관 또한 조형성이 물씬 풍기도록 하면서 창문.발코니등의 디자인에 세심한 배려를 해 올해 서울시 건축대상을 받았다.
평당 땅값이 5백만(주택가)~1천만원(도로변)정도인 이 지역에도 얼마든지 고급스런 건물이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본보기라 하겠다.
〈崔永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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