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엘피다 “대만과 제휴 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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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메모리 가격 급락으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일본과 대만 업체들이 손잡을 태세다. 일본 반도체 업체인 엘피다의 사카모토 유키오(사진) 사장은 최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해 대만의 프로모스·난야 등과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연대를 위한 대화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D램 값이 1달러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결국 상위 3개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연대론을 강력히 주장했다. 엘피다는 2분기에 세계 D램 시장의 12%를 차지해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와 독일 인피니온에 이어 4위였다. 난야와 프로모스는 각각 6, 8위다. 엘피다는 이미 대만 파워칩과 공동으로 대만에 반도체 공장을 세우고 있다.

대만 업체들은 사카모토 사장의 발언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3분기에 20% 안팎의 영업손실을 볼 정도로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엘피다도 영업이익률이 6%에 그쳐 최근 1년 반 새 이익이 가장 적었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 부문에서만 9200억원의 이익을 낸 삼성전자가 “4분기에도 D램 공급을 20% 이상 늘리겠다”고 나서자 엘피다가 생존을 건 제휴에 나서게 됐다는 분석이다. 제휴가 가시화하면 반도체 업계의 물량 경쟁이 심해져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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