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이모저모-갈루치 건물안서 강석주 맞아 결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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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제네바 北-美 3단계 고위급 3단계 2차회담이 답보상태를거듭함에 따라 북한이 처음부터 이번 회담에서 타결의지없이 의도적으로 지연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은 북한이 북-미회담 타결 시점을 김일성(金日成)사망 1백일이 지나 김정일(金正日)이 공식적으로 취임하는 오는10월중순 새로운 정권개편에 맞출 것이라는 설(說)을 배경에 깔고 있다.
○…양측은 26일 오후부터 각각 본국 정부와 협의를 가졌으나밀도있는 협의는 사실상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은 통신 사정이 좋지 않은데다 철저한 관료주의 때문에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해 최고위층의 결재를 받기위해서는 최소한 하루 이틀은 필요하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통례였다.
따라서 본국과의 협의가 결정된 26일 오후는 8시간의 시차(時差)관계로 평양(平壤)은 이미 한밤중이었음을 감안할 때 회담전까지 기껏해야 6시간밖에 없어 순조로운 협의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은 당초 이번 2차회담을 28일께 종결할 방침으로 대표단의 비행기를 예약하고 기자회견까지 준비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세리던 벨 美대표부 공보관은 27일『내일 끝날것으로 예상했던 회담이 매일매일 유동적인 상태로 바뀌고 있다』며『당초 예정대로 기자회견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연일 회담에 지친듯 막판 타결을 은근히 희망했다.
○…전날 북한측의 외교 의전 문제로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된데이어 27일에는 회담 초청자격인 로버트 갈루치 美수석대표가 건물밖이 아닌 안에서 강석주(姜錫柱)북측 수석대표를 맞는「결례」로 응수.
양측은 이날 회담이 끝난뒤 오찬회동도 없이 헤어져 앙금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분위기.
[제네바=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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