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간 月15만원 내고 매달 77만원 받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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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 03면

대전시 서구 둔산동 전재환(60·)씨는 올 2월 국민연금 200만 번째 수령자가 되면서 유명해졌다. 그가 받는 연금은 월 77만원이다. 전씨는 국민연금을 도입한 1988년부터 19.1년(229개월) 동안 3492만원, 월 15만2000원의 보험료를 냈다. 전씨가 평균수명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낸 돈의 7.2배를 연금으로 받게 된다.

200만 번째 국민연금 받은 전재환씨

국민연금 수령자(201만 명)의 평균 연금액은 월 19만4000원(특례노령연금 제외하면 41만원)인 데 비해 전씨의 연금은 상당히 많은 편이다.

전씨는 세 군데의 금융기관에 가입했던 개인연금을 모두 해약해 개인연금 소득은 없다고 한다. 5년 동안 연금을 받도록 설계된 상품이었는데 이율이 낮아 해약하고 일시금을 탔다는 것이다. 전씨는 “가입할 당시는 이자가 높아 만기(10년)가 되면 상당히 받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전씨가 지금 받는 연금은 국민연금밖에 없다.

전씨는 최근 도입된 역모기지론(주택연금) 상품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한다. 전씨는 “65세부터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 “애들(1남2녀)이 모두 결혼을 하고 나면 그때 가서 아내와 (주택연금 가입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전씨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시가 약 3억원)를 맡기고 주택연금을 탄다면 월 86만4000원을 평생 받게 된다. 70세부터 탄다면 106만4000원을 받게 된다.

국민연금과 주택연금(65세 가입 가정)을 합하면 163만4000원을 매달 연금으로 받을 수 있게 된다. 전씨는 “은퇴하고 살아보니 월 200만원은 있어야 하는데 국민연금만으로는 많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전씨는 매주 두세 건의 경조사가 부담스럽다. 경조사마다 3만~5만원이 나간다. 아파트 관리비 25만~26만원, 아내의 암보험료, 생활비 등이 고정적으로 나간다. 먹는 데는 그리 많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

전씨는 “국민연금이 넉넉하지는 않더라도 많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는 “연금보험료를 낼 때는 언제 연금을 타게 될지 까마득했는데 금방 60세가 되고 이렇게 실제 연금을 타게 되니 앞으로 자식들에게 부담 주지 않고 노년을 맞을 수 있을 것 같아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전씨는 “최근 연금개혁이 확정돼 앞으로 받을 사람은 나보다 약간 적게 받을 것이지만 그래도 연금제도는 (노후생활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고용보험이나 건강보험은 실직하거나 아프지 않으면 혜택을 못 보지만 국민연금은 다르다”고 국민연금 예찬론을 편다.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된다고 걱정하지만 실제 그런 경우가 생기면 나라 꼴이 뭐가 되겠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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