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제 감상포인트-"이런 노래"심재찬(극단 전망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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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옆을 돌아보지 못하고 모두가 과격하게 돌진하던 시대,이데올로기와 자유의 의미보다는 가족이 소중했기에 오히려 남편과 아들을잃는 우매할수 밖에 없었던 한 중년 여인의 삶을 오늘에 투영해보고자 했다.재봉틀과 다리미.한복과 옷감들이 가득한 작업장은 어느 구석이든 회상이 가능한 공간구조를 이루고 있다.이 공간은극(劇)의 불안한 심리구조를 더욱 증폭시킨다.
낡은 재봉틀 소리속에 자리잡은 한 집안의 가정사를 돌이켜보는것으로 극은 꾸며진다.곁을 떠나지 않는 죽은 아들과 남편의 노랫소리가 중년부인의 주위에서 계속 이어지고 남편과 아들의 격동과 침묵은 부조화를 통한 조화를 이루며 극 전체 에 깔린다.
여성극작가 정복근의 섬세한 언어의 틀을 그대로 재연해 한편의시를 감상하듯 잔잔한 무대가 되도록 배려했다.
죽은 아버지와 아들의 자리를 산 어머니의 자리에서 분리해냄으로써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확실히 구분해 극의 이해를 높이도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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