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탈출>부부싸움 마지노선은 지키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A교수의 부인이 필자를 찾아왔다.한달전 집안 제사문제로 남편과 말다툼을 했는데 남편은 그후 한달이 넘도록 전혀 말을 안한다고 한다.1주일 정도는 자존심때문에 그러려니 했는데 자신이 사과를 했는데도 한달이상 냉정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은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며 그녀는 눈물을 글썽거렸다.이제 A부인은 남편과의 관계에 근본적인 회의가 오는 것은 물론 결혼생활과 자녀키우기에도 자신이 없어졌다고 털어놓았다.
저녁시간,남편이 돌아올 때가 가까워지면 이기적이고 자만심이 가득찬 남편의 얼굴이 떠오르고 끓어오르는 배신감과 분노를 억제하기 어렵다는 그녀였다.A씨의 가정은 위기를 맞은 것에 틀림없다. 사람들은 부부싸움을 통해 서로를 조절하는 노하우를 배운다.현명한 부부는 싸우면서 서로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서로 변화하는 계기로 활용한다.부부싸움이 서로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하려면 무엇보다「싸움」이 공정해야 한다. 공정한 싸움을 하려면 상대방이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만한 부분,즉 심리적인 마지노선은 넘지말아야 한다.서로의 부모나형제에 대한 비난 등은 어느부부에게나 마지노선으로 자리잡는 경우가 많다.
또한 부부싸움에서 어정쩡한 휴전은 금물이다.섭섭하거나 분한 마음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로 두고보자고 다짐하면서 겉으로만 평정을 되찾은 상태는 격렬한 싸움보다 못하다.당장은 힘들더라도 끝까지 싸워 매듭을 짓는게 낫다.A씨 부부와 같은 끝없는 침묵은 오해와 불신만 증폭시킨다.
껄끄러운 부부관계는 밖에서 일하는 남편이나 가정에 있는 아내에게 모두 불행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또다른 스트레스의 요인을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부부싸움의 마지막 선은 서로 지키는게 좋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