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MBC "종합병원"새 레지던트役 박소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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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수줍음 많은 국문과 여대생 「혜빈」이 종합병원 외과 병동의 레지던트로 변신한다.홍리나 등 출연진 일부를 교체하는 MBC-TV『종합병원』에 10월초부터 등장하게 될 박소현(23)이 그 주인공. 웬만한 남자를 능가하는 선머슴 「정화」(신은경扮)정도는 돼야 살아남을 것 같은 외과병동에서 눈물이 잦은 「혜빈」이어떻게 적응할 지 상상하기 어렵다.
『도대체 이해가 안돼요.자기가 좋아하는 선배가 다른 여자를 만나는데,난 형이 좋다,딴 여자 만나는 거 싫다,그런 말을 왜못해요? 공연히 울기나 해서 사람 답답하게 만들고….』 박소현은 KBS-2TV『내일은 사랑』에서 자신이 맡았던 「혜빈」역을「60년대식 여자」라고 잘라 말한다.의사결정이 빠르고 한번 아니라고 마음먹으면 더이상 매달리지 않는 자신의 성격과 정반대라는 얘기다.처음 맡은 배역인데다 요즘 대 학생 가운데 열에 하나 있을까 말까한 성격이라 연기하기 무척 힘들었다는 말도 덧붙인다. 결단이 빠른 성격이 아니었다면 13년동안 인생의 전부였던 발레를 무릎부상으로 중단해야만 했을 때 그냥 주저앉고 말았을 것이다.
93년말 이화여대 무용과 졸업을 앞두고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한 직후였다.일단 겨울공연을 포기하고 휴직계를 낸 상태에서 SBS-TV『출발,서울의 아침』에 문화계 리포터로 일해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방송에 대해 완전히 무지한 덕분에(?)50분짜리 생방송을 겁없이 맡았다.『내일은 사랑』 첫 녹화 때도 카메라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수준이었지만 어느새 「천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만큼 연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무릎부상 계기…리포터로 일해 『방송일을 시작하고 비로소내가 얼마나 좁은 세계에 갇혀 살았는지 알았어요.발레선생님,선화예중.고에서 만난 발레하는 친구들등 발레밖에 몰랐고 국립발레단 주역이 인생의 목표라고 생각했거든요.』 지금까지 혼자 등록금을 내러 은행에 간 일도,병원에 진료접수를 한 일도 없다는 그의 말은 그가 「최진실은 알아도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은 전혀 모르는」 사회분위기를 처음 알고 놀란만큼이나 충격적으로 들린다. 글:李后男기자 사진:安聖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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