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경우 도금강판 조업중단-용수비상 포항업체 실태.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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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3개월에 걸친 장기가뭄으로 포항지역 업체들이 다음달부터는 조업단축 또는 조업중단등의 심각한 사태에 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 지역 업체들이 지하수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시민들이 절수운동에 나서고 있지만 물부족 사태는 앞으로 비가 충분히 오지 않는 한 수개월간 계속될 전망이다.
◇업체별 실태및 영향=포항제철소는 수자원공사로부터 하루 15만4천t을 공급받아왔으나 이달 10일부터는 공급량이 30% 감소한 10만7천t으로 줄었다.또 현 추세대로라면 내달 15일부터는 절반인 7만7천t만 공급받을 전망이다.
포항제철소는 하루 용수필요량(18만5천t)중 8만t을 지하수와 공업용수의 재활용으로 충당해왔고 추가로 지하수등을 개발할 계획이지만 내달 15일부터는 하루 1만t의 용수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있다.
용수가 1만t 부족하면 포항제철소의 하루 생산량은 2만6천t에서 15% 감소한 2만2천t으로 줄어들게 된다.
강원산업은 하루 6천t의 용수사용량중 1천t은 지하수등으로 자체 충당,5천t을 수자원공사로부터 공급받아왔다.그러나 내달 수자원공사가 공급량을 2천5백t으로 반감할 경우 30%의 감산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포철의 화학관련 계열사인 포스코 켐은 하루 5천5백t의 용수를 공급받아왔으나 내달부터 2천8백t으로 줄게 돼 초비상 상태다. 특히 포스코 켐은 포항제철소 코크스공장에서 생산되는 콜타르를 처리해왔으나 물부족이 계속될 경우 이를 처리할 수 없어 포항제철소의 조업에도 큰 지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연도 강판업체인 포항도금강판도 물부족사태가 계속되면 아연을녹이는 노(爐)의 불을 꺼야 하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할 것으로알려졌다.
◇업체별 대책=포항제철소는 하루 지하수 생산량을 3만t에서 4만t으로 늘리기 위해 최근 취수공을 잇따라 뚫고 있다.또 1만t의 생활오수를 공업용수로 전환하는 설비를 내달까지 가동하기로 했다.
포항제철소는 이같은 방안으로도 물부족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광양에서 물을 배로 실어오거나 해수를 담수로 만드는 설비를임차해 사용하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강원산업도 지하수취수공을 8월중 2개 뚫었고 현재도 계속 뚫고 있다.
포항도금강판도 16일부터 지하수 개발을 시작했으며 포스코 켐도 생활오수를 전환해 공업용수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지하수개발은 지하수의 염분 함유량이 수자원공사의 공업용수에 비해 최고 10배까지 높아 산업체의 물부족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포항시및 수자원공사 대책=포항시는 포항시민과 포항지역 공장들을 상대로 단계적인 절수운동을 펼칠 계획이다.포항시는 이달 1일부터 사우나.목욕탕은 주1회,목욕탕은 격일제로 운영하도록 했다.또 이달 10일부터 20일까지 하루 10시간 단수,20일이후에는 격일제 단수에 들어간다.수자원공사도 최악의 경우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은 영천댐의 밑바닥 물까지 사용한다는 계획아래바지선을 띄어 양수기로 물을 퍼올려 6백만t의 용수를 공급하기로 했다.
〈洪權三.高允禧.宋明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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