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 매쿼리에 팔릴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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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하나로텔레콤이 곧 매각 우선협상 업체를 발표한다. 인수업체론 호주 최대 투자은행인 매쿼리가 유력하다.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매쿼리는 하나로텔레콤 매각 2차 입찰에 참여한 미국계 투자펀드 칼라일 등을 제치고 우선협상 대상자에 가장 근접했다. 하나로텔레콤의 대주주인 AIG·뉴브리지 컨소시엄과 매쿼리는 최근 주식 9140만6249주를 주당 약 1만2000원에 매매하는 데 의견 접근을 했다.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은 하나로텔레콤 지분 39.36%를 보유하고 있다.

<표 참조>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은 2003년 하나로텔레콤 지분을 5억 달러(약 5800억원·주당 3200원)에 사들였다. 주당 1만2000원에 보유 지분을 팔면 약 1조1000억원을 받을 수 있어 환차익을 포함해 약 6400억원의 차익을 얻는다.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은 5월 초 골드먼삭스를 매각 주관사로 내세워 주당 1만4000원에 지분을 팔길 희망했으나 대부분의 입찰 참여업체가 주당 1만원 선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매쿼리가 최근 전격적으로 주당 1만2000원에 사겠다고 나서 매각 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매쿼리가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면 국내 방송·통신업계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매쿼리는 올 7월 국내의 대표적 복합상영관(멀티플렉스)인 메가박스를 1456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8월에는 복합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씨앤앰 지분 30%를 6억6500만 달러(약 6250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하나로텔레콤의 경영권을 확보하면 매쿼리는 국내에서 ‘방송·통신·영상산업’을 하는 종합미디어사업체의 면모를 갖춘다.

 하지만 매쿼리가 우선협상 대상업체로 선정돼도 넘어야 할 산이 적잖다. 하나로텔레콤은 기간통신 사업자여서 외국계 자본이 지분의 15% 이상을 소유하게 될 경우 정보통신부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정보통신부는 외국 투기자본의 무차별적 인수합병(M&A)으로 국내 통신산업이 피해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해 ‘기간통신 사업자의 M&A 관련 고시 개정안’을 최근 마련했다.

이나리 기자

◆매쿼리(Macquarie)=호주 최대 투자은행으로 시가총액은 221억 호주달러(약 17조2380억원)다. 증권사 등을 거느리고 있다. 1969년 출범 직후부터 세계 사회간접자본 사업에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99년 국내에 진출해 금융·부동산·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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