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엔 빌려 130엔 갚는 꼴-日차관의존 亞洲國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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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1백원을 빌려주고 3%이자외에 50원을 더달라면 좋아할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다.일본의 円차관이 그 꼴이다.일부러 못할짓 하려는게 아니라 최근의 엔高가 그렇게 만들어 버렸다.사정이이러니 円차관이 내포하고 있던 애초의 명분도 상당히 퇴색되고 있는 형편이다.
일본의 円차관은 채무국이 자국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엔으로바꿔 상환하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그런데 4년전 1달러당 1백30엔하던 것이 최근에는 1백엔으로 급등했다.일본으로부터 1백엔을 빌렸던 아시아 채무국들은 자연히 1백30엔 으로 갚아야 할 처지가 돼버렸다.日本경제신문에 따르면 개도국 전체로 보면 엔차관이 차입때와 비교해 1.5배까지 확대됐다는 것이다.
아시아 개도국들은 그동안 세계은행(IBRD)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등 국제금융기관보다 주로 일본의 차관에 의존해 왔다.차관조건이 그만큼 좋았기 때문.일반적으로 円차관은 10년거치40년상환이라는 호조건에 연평균 금리가 2.6% 에 지나지 않아 거의 특혜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중국은 최근들어 기존 円차관을 아예 달러표시 채권으로전환중.이와함께 日정부에 엔차관으로 인한 막대한 換差損을 재조정 해달라고 요청해놓고 있다.李 鵬총리가 訪中중인 미쓰비시會長에게 엔高를 시정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한 것 도 같은 맥락이다. 인도네시아 역시 마찬가지.엔화가치가 1%씩 절상될 때마다 차관상환액수는 2천만달러의 추가부담을 낳는다.
이렇게 되자 일본이 수입해가는 원유나 원목등을 달러대신 엔으로 사달라고 요청할 움직임이다.수출대금으로 받은 円貨를 차관상환으로 돌리자는 계산이다.
이처럼 엔차관으로 인한 막대한 추가부담을 안고 있는 중국이나아시아 개도국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일본의 선처를 바라고 있지만 이에대한 일본의 대응은 매우 소극적인 편이다.
우선 기존 채무의 금리를 인하하든지 원금을 일부 면제해주는 것은 개도국의 自助노력을 존중하는 원조의 이념에 反한다는 입장이다.두번째로 일본정부가 개도국 차관제공을 위해 자금을 조달할때 지불하는 금리가 평균 3%인데 반해 개도국의 상환금리는 2.6%라면서 더이상의 혜택은 불가능하다는게 日대장성의 주장이다. 〈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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