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김경준씨 14일께 송환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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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황철규 법무부 국제형사과장은 31일 "미국 국무부가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주가 조작'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BBK 대표 김경준(41)씨를 한국으로 인도할 것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2004년 1월 김씨에 대해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한 지 3년10개월 만이다.

<관계기사 5면>

황 과장은 "미 국무부의 김씨 인도 승인 사실을 주미 한국대사관을 통해 오늘 오후 1시쯤 통보받았다"며 "김씨가 국내에 들어오는 날짜는 향후 2주 전후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측과 인도 시기, 절차, 방법 등 호송 관련 실무 협의를 마치는 대로 서울중앙지검 수사관을 현지에 보내 김씨 신병을 인도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의 신병은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인도받게 된다. 법무부는 김씨가 항공 편으로 국내에 도착하는 대로 범죄인 인도 청구 때 발부받았던 체포영장을 집행할 계획이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이날 대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차근차근 준비해 한 점 의혹이 없이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2002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강찬우 부장검사)는 김씨를 기소중지했다. 김씨는 옵셔널벤처스코리아를 운영하면서 주가 조작 사건을 일으켜 소액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회사자금 380억원을 빼낸 뒤 여권을 위조해 도피한 혐의(금융사기.주가 조작.횡령 등)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귀국하면 온라인 금융회사인 LKe뱅크를 공동 설립했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BBK의 운영에 관여했는지, 주가 조작에 개입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조강수 기자

◆BBK 사건=1999년 설립한 투자자문사 BBK의 주가조작, 공금 횡령과 관련된 사건이다. BBK 대표이사였던 김경준씨는 2000년 기업 인수합병설을 퍼뜨리는 방식으로 BBK가 인수한 옵셔널벤처스코리아사의 주가를 조작해 투자자 5200명에게 피해를 입혔다. 이후 회사 공금 380억원을 횡령한 김씨는 미국으로 도피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김씨와 함께 2000년 LKe뱅크를 설립했다. 그래서 이 후보가 김씨의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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