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와 신용카드가 만나면 통화료가 '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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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이동통신사들이 제휴 신용카드로 요금을 낮춰 주는 경쟁에 나섰다. 망내(網內) 할인에 이은 요금할인 2라운드다. 고객에 따라 한 달에 1000~2500원을 더 내고 가입하는 망내 할인 요금제보다 제휴 신용카드를 요령 있게 쓰는 게 더 이득일 수 있다. 선공에 나선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이달 초 우리·기업은행과 제휴해 T포인트 카드를 내놨다. 이전에 나왔던 제휴 신용카드와 달리 휴대전화 요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요금(기본료+음성통화료)의 20%를 T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다만 월 20만원 이상 신용카드를 써야 T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T포인트 카드가 나오자 KTF는 최근 BC카드와 손잡고 ‘쇼 세이브 요금제’와 ‘BC 쇼 킹 세이브 카드’를 대항마로 내세웠다. 가입자가 휴대전화 요금을 제휴 카드로 결제하면 요금의 5~25%(월 2만5000원 한도)를 현금으로 돌려준다. 통신요금을 할인받기 원하는 고객을 위해 만들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런 제휴 신용카드를 잘 쓰면 한 달에 휴대전화 요금을 20%가량 아낄 수 있다. 한 달에 5만원어치의 휴대전화를 쓰고 30만원 정도 신용카드를 쓰는 SK텔레콤 가입자라면 1만1500원의 T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휴대전화를 써서 1만원을 적립하고 신용카드 사용(0.5% 적립)으로 1500원을 쌓는 것이다. 신용카드에 가입할 때 자동이체 신청을 하면 3개월 뒤부터 적립한 T포인트로 휴대전화 요금을 낼 수 있다. 한 달에 휴대전화를 5만원 쓰는 사람이 기본료 2500원을 더 내고 같은 SK텔레콤 가입자끼리 통화할 때 50%를 할인 받는 ‘T끼리 T내는 요금제’에 가입해 7300원을 덜 내는 것과 비교하면 혜택이 더 큰 셈이다.

KTF의 BC 쇼킹 세이브 카드 이용자도 휴대전화 요금으로 5만원을 결제하면 한 달에 1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특히 통신요금을 10만원 이상 쓰는 대량 사용자가 신용카드를 30만원 쓰면 3만원을 받을 수 있다. 자신의 계좌에 현금이 들어오니 그만큼 요금이 절감되는 셈이다.

김원배 기자

◆제휴카드 요금제=이동통신사와 은행·카드사가 힘을 합쳐 고객을 더 확보하려는 판촉 요금제다. 은행·카드사는 가입자가 많은 이통사를 통해 카드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이통사는 신용카드 포인트를 활용해 소비자의 요금 부담을 덜어 준다. 휴대전화를 많이 쓰는 사람이 망내 할인 요금제와 신용카드 할인을 동시에 받으면 휴대전화 요금 부담을 한결 줄일 수 있다.

◆망내 할인=같은 통신회사 가입자끼리 통화할 때 통신 요금을 깎아 주는 제도다. SK텔레콤은 17일 망내 할인 요금제를 선보였고 KTF와 LG텔레콤은 다음달 1일부터 망내 할인 요금제를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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