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영원한 교수 있을 수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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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연구실적이 없으면 교수도 再任用에서 탈락된다는 실증을 서울大가 보여주었다.국제화.정보화시대에서 대학교수의 연구가 필수적이라는 공감대가 대학에 확산된 이래 한번 교수라고 결코 영원한 교수는 될 수 없다는 본보기를 서울大가 앞장서 보 여준 셈이다.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이다.이번에 적용된 연구실적 기준을 보면 「최근 3년간 2백% 논문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다.단독집필 논문이면 1백%,공동집필이면 50%를 연구실적으로 반영한다.3년간 2편의 논문을 썼다면 통과되는 최소한의 기준일 뿐이다.적어도 교수로 재직하는한 누구나 통과할 수밖에 없는 최소한의 기준이다.이 기준에서 탈락되었다면 그것은 연구실적의 문제가아니라 다른 이유 탓이라고 봐야 한다.서울大가 이런 최소한의 기준으로 계속 교수의 연구실적을 평가 한다면 이는 눈가리고 아웅식이다.하나마나한 연구평가일 뿐이다.
이제부터는 시작의 단계를 넘어 보다 실질적인 업적평가를 통해교수의 연구성과를 올려야 한다.종래의 형식적이고 산술적인 기준에서 벗어나 보다 실질적이고 총체적인 업적평가를 해야할 것이다.단순히 3년안에 논문 2편이라는 산술적 적용으 로는 아인슈타인 같은 위대한 과학자도 탈락할 수 있고,실력없는 교수도 충분히 구제될 수 있다.이래서는 형식적으로 논문 2편만 써내면 된다는 안이한 연구풍토를 다시 심게 된다.
이점에선 서울大 물리학과 교수들이 자율적으로 적용한 기준은 좋은 참고가 된다.먼저 학과내에서 자체 평가를 통해 업적평가를하고,그다음에는 외국대학의 관련 학과 교수들에게 평가를 의뢰하는 방식이다.우물안 개구리식 평가가 아니라 국제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연구 실적을 쌓겠다는 젊은 과학자들의 치열한 의욕이다. 이젠 한걸음 나아가 보다 과감한 평가기준을 통해 대학의 연구열을 높이는 계기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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