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萬歲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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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자에서 十이나 百,萬등의 숫자는 「매우 많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十分」이니 「百萬長者」라는 표현이 그렇다.萬歲는 「매우 오랜 시간」「영원」이라는 뜻이다.
사람은 누구나 오래 살고 싶어한다.그러나 그것은 꿈에 불과하다.중국을 최초로 통일했던 진시황도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보았지만 고작 50세를 사는데 그쳤을 뿐이다.이제 사람들은 「人命은 在天」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터득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람의 욕망이 어디 그런가.특히 천하를 손에 넣은 천자라면 더 말할 나위 없겠다.
中國 漢武帝가 華山을 올랐다.하늘아래 제일이라는 뫼에 올랐으니 감회가 없을 리 없었다.大漢帝國의 천자로서 더이상 바랄 것이 없었다.오래 사는 것 외에는.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외마디 소리가 튀어나왔다.
『萬歲!』 이렇게 하여 신하들은 누구나 그만 보면 「오래 살아라」는 뜻에서 「萬歲」를 외쳤다.이때부터 萬歲는 천자에 대한존칭이 되었다.
그런데 그것도 부족했던지 후에는 「萬萬歲」라는 말까지 나왔다.「億年」인 셈이다.唐나라 則天武后가 그랬다.백일장에서 만만세를 쓴 시를 보고 크게 흡족해했다 하여 이때부터 그녀에게는 「萬萬歲」를 외쳐야 했다.인간의 욕망은 한이 없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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