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달러화 결국 강세로-대니얼 벨 교수 日誌서 예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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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미국은 달러화의 절상을 바라는가,아니면 허락을 바라고 있는걸까.미달러화는 올들어 일본 엔화에 대해 약15% 하락했지만 최근들어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인상 조치로 다시 상승 기미를 보이고 있다.그렇다면 달러의 중기적인 전망은 상승일까,하락일까.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대니얼 밸 은 미국에는 현재 달러 하락을 바라는 클린턴 행정부와 강한달러를 지향하는 FRB의 두세력이 일진일퇴를 벌이고 있으나 결국FRB의 승리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다이아몬드誌 특별기고를 통해 이같이 밝힌 벨 교수는 달러가 최근들어 세계의 준비통화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추세를 들면서 이런 요인이 결국 국내적 필요성을 압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벨 교수에 따르면 현재 나타나고 있는 달러화의 불안은 미국의여러가지 모순된 정책의 부산물이다.다시말해 클린턴 정부는 국내경제의 성장과 수출촉진을 위해 달러 약세를 주장하고 있다.반면「강한 달러」파인 FRB는 해외투자가의 對美증 권투자를 촉진,재정적자를 메우는 한편 국제준비통화로서의 달러 안정을 우선하고있다. 달러 약세를 몰고왔던 일본의 방대한 무역흑자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다만 일본은 그동안 무역으로 벌어들인 달러의 태반을 美재무증권 구입이나 부동산.기업등의 매수를 통해 미국에 환류시켜왔다.
이런 일본 기업들이 요즘들어서 불경기로 인한 재무내용 악화를개선하기위해 미국내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이는 달러 하락을 의미한다.게다가 美日포괄경제협의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자 국제금융시장의 각종 펀드는 엔화 강세를 예상,엔화 매입에 나섬으로써 엔高를 부채질했다.
원인이야 어떻든 엔高는 미국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미국 자동차 산업의 부활등 경기회복에 일정한 역할을 담당했다.클린턴 정부가 달러 약세를 환영하는 것은 이때문.
달러 약세는 그러나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에 엄청난 부정적 효과를 미칠수 있어 두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달러화는 예상과 달리 국제준비통화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고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융자가 달러 표시로 이뤄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거의 모든 중앙은행들이 외화준비의 태반을 달러로 보유하고 있다.
석유등 주요 1차산품 가격도 거의 달러 표시다.
또 하나는 미국의 구조적 문제인 재정적자.미국은 이런 적자를메우기 위해 외국자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하지만 달러가치가 하락할 경우 미국은 적자보전의 길이 막혀 극히 어려운 처지에 몰리게된다.
그린스펀 FRB의장은 인플레 우려를 근거로 올들어 몇차례나 금리를 인상했지만 그것은 외국투자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유인책이라는 분석이 더욱 설득력 있다.
최근 수년간 예상밖의 현상이면서도 가장 뚜렷한 흐름은 미국의재정적자 및 무역적자를 메워주던 투자가들이 일본에서 수많은 개도국들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개도국의 중앙은행은 거의 다 자국 통화를 달러와 연계하고 있으며 막대한 달러 보유고를 미국에재투자하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이 국내경제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달러화의 국제적역할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이같이 거대한 추세에 따르는 것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李信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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