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시설은 낡고 에너지는 모자라고-전력難 타개 안간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형광등의 점등관이 정상인데도 깜빡거리다가 겨우 켜지는가 하면 켜졌다가도 저절로 꺼지는 현상이 빈발하고 있다.이러한 현상은 형광등에서 들어오는 전압이 낮아지거나 형광등안에 있는 가스의 압력이 낮을 때 발생하는 것이다.이럴 때는 너 비 5~10㎜정도의 은박지를 길게 잘라 형광등 유리판에 일직선으로 풀로 붙여 놓으면 비교적 낮은 전압에서도 형광등이 깜빡거리지 않고 잘 켜진다.그래도 잘켜지지 않으면 은박지 띠의 길이를 조금 짧게 하고 그대신 은박지를 가는 전기줄로 형광등의 4개 다리중 하나와 연결해 놓으면 낮은 전압의 영향을 없애며 전극사이에 보다 높은 전기장을 만들어주어 방전을 쉽게 해준다.』 평양에서 발간되는 월간 대중잡지 「천리마」최근호에 실린 효과적인 형광등사용법이다.
형광등이 제대로 켜지지 않을 정도로 전압이 낮음을 알 수 있다.전력공급이 그만큼 원활치 못하다는 뜻이다.
북한의 정부 기관지 민주조선도 최근『수력 발전소를 만부하로 돌리는데서 중요한 문제는 저수지 물을 넉넉하게 확보하는 것』이라며 여름철 우기를 맞아 저수지별로 한방울의 물이라도 더 확보해 전력생산을 늘려 나갈 것을 촉구했다.
전력난을 극복하기 위해 온갖 방법이 동원되고 있음을 엿보게 한다. 北-美3단계 회담 결과에 따라 정부는 부족한 북한의 전력등 에너지사정을 보충해주기 위한 對北 에너지 제공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통일원 정보분석실이 추정한 93년도 북한 발전량은 2백21억Kwh이다.이는 남한의 연간 발전량 1천4백44억Kwh의 15.3%에 불과한 수준이다.
북한의 연간 전력 수요가 5백억~6백억Kwh라는 점을 감안할때 北은 필요한 전력량 가운데 단지 37~44%만을 공급받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北의 발전량은 90년(2백77억Kwh)→91년(2백63억Kwh)→92년(2백47억Kwh)등으로 매년 뒷걸음치고 있다. 기본적으로▲발전시설 노후화에 따라 가동률이 저하된데다▲석탄 부족▲관리기술 미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電力難 해결을 위해 北은 지난 제3차 7개년계획(87~93)기간중 5백억Kwh의 발전능력 확충 계획을 세웠으나 실패했다.
平壤도 전력사정이 나쁘기는 마찬가지다.오후 11시면 모든 平壤 시내 가로등이 꺼지는 것은 물론 아파트 전등불을 의무적으로소등해야만 한다.
그결과 北에서는 수험생을 가진 학부모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밤샘 공부를 위해 수험생들은 종종 커튼이나 이불등으로 창문을가리고 공부를 하는데 이같은 사실이 당국에 발각될 경우 학부모들은 여러 사람앞에서 창피를 당하게 된다고 高太 宇 북한연구소연구부장이 소개했다.
***설비투자 40兆 소요 최근 발표된 에너지경제연구원(원장李會晟)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에너지사용량 수준을 오는 2010년까지 南韓의 91년도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분야별로 석유(83만8백79toe).가스(13만5백34toe).원자력(23만3백 21toe)가 각각 소요될 것으로 나타났다.
toe는 원유 1t의 에너지 열랑을 기준으로 한 국제적 에너지 단위.
또 이 보고서는 지금부터 16년뒤인 오는 2010년께 북한의에너지 소비량을 남한의 91년도 소비량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기초설비투자에만 최소 40조원이 소요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崔源起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