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저를찾아서>"여성의 신비" 그 뒷이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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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레드 북』『레이디스 홈 저널』같은 잡지에 기고하던 프리던은따분한 생활기사를 쓰는데 실증이 나자 교육과 여성역할의 상관관계에 관심을 갖고 지난 57년부터 자신의 대학 동창생들(42년졸업생들)을 상대로 질문지를 돌리면서 이 문제 를 파고 들기 시작했다.
이 소식을 알게 된 여성잡지사들은 질문서를 기초로 한 기사를청탁했지만 정작 글을 받자 내용상의 문제를 빌미로 게재를 거부했다.여성들이 답한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노튼 출판사와 1년안에 단행본으로 내기로 계약하고 집필에 들어간 프리던은 결국 5년만에야 작업을 끝낼 수 있었다.이 책은초판이 나오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판을 거듭,간단하게 1백만부를 돌파했다.크고 작은 의식화 그룹에서 가 장 중요한 교재로 쓰인 이 책에 대해 앨빈 토플러는「역사에 방아쇠를 당긴 책」이라고 평했다.
『여성의 문젯거리를 너무나 분명하게 진술했기 때문에 모든 여성들이 자기자신을 잘 알 수 있게 만든 책』(캐를린 버드)의 영향력은 20년 후까지도 사그러들 줄 몰랐다.
프리던은 83년 출간 20년을 회고하는 글에서 지금도 여전히독자들이 길거리에서 그녀를 붙들고 자기가 그 책을 읽었던 때를상기할 때면 두렵기조차 했다고 고백했다.『분만실에,셋째 아기 옆에 있었어요.그리고 그 때 전 법과대학에 가 기로 결심했었죠』따위의 이야기들.
『자유와 여성』의 저자인 바버라 시맨의 평은 좀 과장된 감이들긴 하지만 이 책의 영향력을 이해하는데 효과적인 표현인 것같다. 『이 책은 20세기에서 가장 중요한 책이다.베티 프리단과여성의 관계는 마틴 루터 킹과 흑인의 관계와 같은 것이다.』 이 책은 원저가 나온지 15년이 지난 78년 국내에서는 故 金幸子교수의 번역으로 평민사에서 처음 출간,한국 독자들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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