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한내부 이상기류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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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격동적인 轉換期를 맞은 韓半島에서 요즘처럼 정확한 北韓 정보의 필요성이 큰 때도 별로 없다.그런데 北韓에 관해 나오는 보도와 그에 따른 갖가지 억측에 가까운 소문을 보면 우리의 정보수집과 분석능력에 대해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
金正日의 권력 승계작업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가.오랫동안 그가 공개석상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소문처럼 건강상의이유 때문인가,아니면 내부 갈등 때문인가.정부는 金日成 死後 平壤내부에서 빚어지고 있는 일을 정작 얼마나 알 고 있는가.이런 절실한 물음에 아무도 正答을 내놓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추측이 大宗을 이룰 뿐이다.
그런 가운데 21일 북한의 중앙방송이「후계자 문제를 바로 해결하지 못하면 야심가.음모가들의 배신행위로 黨과 혁명이 농락당한다는게 역사적 경험」이라고 지적하고 나오자 북한정세에 관한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그러한 추측은 일차적으로 金 正日체제 구축과정에 異常징후가 있는 것 같다는데 집중되고 있다.이러한 해석은 최근의 金正日 신상에 관한 갖가지 소문에 신빙성을 더해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추측까지 가능하게 한다.이런 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익숙해 온 북한관찰의 틀이다.
그러나 그런 틀을 벗으면 다른 측면에서도 해석할 수 있다.金正日의 승계작업을 마무리하고 공식적으로 主席이나 黨 총비서 취임을 앞둔 整地작업의 신호일수도 있다는 측면이다.북한방송이 야심가.음모가들을 언급한 것은 앞으로 숙청이 있으리 란 예고로 볼 수 있다.그 경우 이는 권력투쟁이 아니라 오히려 金正日체제의 기반을 강화하는 신호가 된다.
같은 사실과 정보를 두고 어떤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이처럼정반대의 분석이 가능하다.이는 정보가 제한된 북한의 경우 특히여러 측면을 고려해 관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것이다.특히 정부의 시각은 정책수립의 기초가 된 다는데서 그런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객관적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특정 지도자나 정치집단의 성향.추측을 北에 대한 판단의 근거로 삼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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