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나타난 실마리]“성범죄 사회적 요소가 큰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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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는 올바른 성문화가 정착될 때 밝고 건강한 사회가 유지된다고 강조한다. 성은 인류 존속과 사회 유지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그릇된 관념과 퇴폐적인 환경으로 성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할 경우 개인과 사회 모두 흔들리기 마련이다. 국가가 성범죄를 처벌하고 감시·통제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고급 생물』(교육인적자원부)의 ‘생물의 발생과 분화’ 단원은 성의 생물학적 의미를 설명한다. 유한한 수명을 가진 인간이 종의 영속성을 유지하는 것은 생식세포의 형성·결합을 통해 자손을 남기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성을 사회가 존속하는 기초 조건으로 보는 것이다.

『교육학』(대한교과서) 교과서 ‘청소년기의 관심과 고민’은 성을 생물학적 관점뿐 아니라 사회현상과 제도로 볼 수 있어야 청소년들이 주체적인 성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사회는 성범죄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해야 하며 왜곡된 성문화를 바로잡는 노력을 아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법과 사회』(천재교육) 교과서의 ‘여성과 법’은 성범죄가 선량한 성 풍속과 개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해치는 행위라고 지적하면서 그 원인으로 빈부 격차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과 향락산업, 여성의 상품화, 물질만능주의를 든다. 결국 성범죄 발생에 사회적 요소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것이다.

 『정치』(교육인적자원부)의‘국가의 변화’ 단원은 성범죄와 관련해 처벌에만 관심이 쏠려 있는 현 풍토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인권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것을 보장하며 국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권이 필수 요소라고 말한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자유·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공권력을 사용할 경우에도 극단적인 인권침해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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