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김경준 송환 승인 가능성 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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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BBK 주가 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로 그동안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재판을 받아 온 김경준씨의 한국 송환을 승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가 21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전화통화에서 "라이스 장관이 미국 시민권자인 김씨의 송환을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있지만 김씨 스스로 송환되길 희망하고 한국에선 그에게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으므로 그 뜻을 받아들일 걸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대사관 관계자의 발언.

"김씨가 한국의 대통령 후보 등록일 직후인 11월 27, 28일께 한국으로 송환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현재로선 그 시기를 점치기 어렵다. 김씨 송환 문제가 마무리되려면 LA 법원의 송환 결정을 알리는 문서가 연방 검찰청과 법무부에 전달된 다음 검토 작업을 거쳐 국무부로 넘어가야 하므로 시간이 제법 걸릴 것이다. 국무부는 앞으로 두 달 안에 김씨의 송환 문제를 마무리해야 한다. 일처리를 서두를지는 알 수 없다."

한편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는 22일 김경준씨의 송환 문제와 관련, "어떤 절차에 의해서든 (김씨의) 귀국이 늦어지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에서 열린 시.도 선대위별 필승 결의대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미국 내 변호사가 김씨에 대한 송환 연장을 신청한 데 대해 "이 문제는 양국, 즉 미국과 한국의 법에 의해 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도 "미국의 변호사들이 이 후보나 한나라당 캠프와 연락을 주고받은 뒤 김씨의 송환을 연장한 것이 아니다"라며 "혹시라도 정치적 오해를 피하기 위해 현지 변호인들에게 어떤 추가 조치를 하지 말고 지금 요청한 것도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곧 취소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김씨의 한국 송환 문제가 이 후보 측의 '이중 플레이'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그런 오해를 빚을 수 있는 행동을 하지 말라"며 역정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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