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美軍 3분의2 철수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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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유럽 주둔군의 3분의 2를 철수하는 계획을 논의 중이라고 영국의 권위지 파이낸셜 타임스(FT)가 3일 보도했다.

신문은 유럽 외교관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미국과 관계 당국 간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철군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유럽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모두 11만9천여명이다.

신문은 "미군의 대규모 철수는 기본적으로 주둔군 개념에서 벗어나 기동군으로 재배치한다는 세계 전략 구상의 변화에 따른 것"이며 "냉전시대에 만든 방대한 규모의 항구적 미군 기지 시대는 지나갔다"고 보도했다. 이는 주한미군의 재배치와 감축, 그리고 한미연합사의 재편 등과 관련된 미국의 전략 구상과 일치한다.

철수하는 미군은 모두 미국 본토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동유럽 지역에 새로 항구적 군사 기지는 건립하지 않으며 대신 폴란드.루마니아.불가리아 등지에 임시 기지를 만들어 필요할 경우 기동작전에 사용한다는 복안이다.

한 독일 외교관은 "구체적으로 어느 기지를 폐쇄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단계다. 이번 이라크전에서 베이스캠프 역할을 해낸 독일의 람슈타인 기지는 그대로 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공식 논평에서 "여러 대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현단계에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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