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아카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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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英國의 名監督 데이비드 린이 감독한 영화『아라비아의 로렌스』에 나오는 한 장면.1차대전중 中東에 파견된 英國軍 장교로서 아랍反軍을 이끌고 터키와 싸우던 로렌스는 계속되는 강행군으로 인해 피로에 지친 아랍인 병사들을 향해 이렇게 외 친다.『목표는 아카바! 아카바!』 당시 카이로에 와있던 T E 로렌스中尉는 육군성으로부터 메카太守인 하셈家의 후세인 이븐 알리를 만나터키에 대항하는 아랍인들의 蜂起를 유도하라는 密命을 받는다.봉기에 대한 대가는 아랍민족의 독립.아랍세계는 1517년 오스만터키帝 國에 정복된 이래 줄곧 터키 지배의 桎梏속에 있었다.
1916년 7월 후세인의 아들 파이잘이 이끄는 약 7만의 아랍軍이 봉기했다.로렌스는 스스로 아랍민족주의의 열렬한 신봉자가되어 그들을 이끌었다.다마스쿠스에서 메디나를 잇는 히자즈鐵道를차단해 터키군의 보급체계를 마비시키고,2개월간 의 강행군 끝에紅海로 나가는 전략 요충인 아카바港을 점령해 터키군 부대를 고립시켰다.
1918년 아랍군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入城,파이잘을 왕으로 옹립함으로써 4백년에 걸친 오스만제국의 아랍지배에 종지부를 찍었다.그러나 영국과 프랑스는 약속을 어기고 시리아와 팔레스티나를 양분하는 사이크스-피코 비밀협정을 체결 했으며,파이잘王은 프랑스군에 의해 시리아로부터 쫓겨나 훗날 이라크 국왕이된다. 파이잘의 동생인 아브달라가 암만으로 진격하자 영국은 팔레스티나를 분할,요르단江 동쪽을 그에게 넘겨주고 영국의 위임통치하에 트란스요르단首長國을 세웠다.오늘의 요르단이다.후세인 現요르단 국왕은 아브달라의 손자로 지난 53년 18세의 약관으로즉위한 이래 40년 넘게 요르단을 통치해오고 있다.8일 후세인요르단국왕은 아카바港에서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총리와 함께 46년간 굳게 닫혀 있던 양국 국경을 여는 역사적 행사를 가졌다. 후세인왕은 라빈총리를 자신의 요트에 태우고 이스라엘 水域으로 들어갔다.이 자리에서 라빈총리는『오랜 敵對의 벽이 무너졌다』고 감격했다고 한다.
로렌스의 꿈이 서렸던 아카바는 이제 中東평화의 막을 여는 새로운 입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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