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 대학 졸업' 2억320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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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자녀 한 명을 낳아 대학 교육까지 시키려면 평균 2억3200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22%는 자녀의 사교육에 들어가는 돈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500만원 이상 고소득 가구의 경우 자녀 양육비로 평균 3억9700만원을 지출해 소득계층 간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김승권 선임연구위원 연구팀은 2006년 6~8월 전국에서 표본 추출한 1만6000가구 가운데 18세 미만(대학생 및 재수생은 20세 미만)의 자녀가 있는 6787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이들 가구의 자녀 1만1816명에 대한 양육비를 조사한 결과 자녀 한 명을 낳아 4년제 대학까지 졸업시키기까지 22년 동안 평균 2억3200만원의 양육비가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녀가 재수하지 않고 곧장 대학에 들어가 휴학 없이 졸업했을 때를 가정한 것이다. 2003년 같은 내용으로 조사했을 때는 1억9871만원이었다. 3년 만에 16.8% 증가한 것이다.

자녀 양육비 가운데 과외나 학습지.보습학원.예체능계 학원 비용 등을 포함한 사교육비는 총 5114만원으로, 양육비 총액의 22%를 차지했다. 특히 자녀가 중학생일 때는 양육비 가운데 3분의 1 이상(1044만원)이 사교육에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1인당 월평균 양육비는 86만6000원이었다. 그러나 소득계층 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99만원 이하 저소득 가구는 54만원, 500만원 이상 고소득 가구는 151만원을 매달 자녀 양육비로 지출하고 있었다. 특히 저소득 가구(6만3000원)와 고소득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37만6000원)는 6배 가까이 차이 났다. 자녀 수와 상관 없이 가구당 월평균 자녀 양육비는 159만원으로, 2003년(136만원)에 비해 23만원이 증가했다. 가구 소비 지출 가운데 자녀 양육비가 차지하는 비율도 가구 수입의 절반 이상(56.0%)이었다.

김 연구위원은 "저출산 현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자녀 양육비 부담인데 가구 소비 지출의 절반이 여전히 자녀 양육비라는 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가구 소득에 따른 양육비와 사교육비의 양극화 현상에 대해서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조사했나=연구팀은 6787가구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심층면접 조사를 실시했다. 자녀 양육비와 관련한 항목은 모두 10개였다. 조사 대상 가구의 자녀 1만1816명은 연령별로 0~2세 1259명, 3~5세 1506명, 6~11세 3557명, 12~14세 1808명, 15~17세 1499명, 18세 이상 1417명이었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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