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환경을살리자>31.두륜영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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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전남해남군 두륜산은 태백산맥이 西로 가지를 뻗어 소백산맥의 등줄기를 이룬뒤 바다를 눈앞에 두고 한반도의 山勢에 畵龍點睛하듯 빚어낸 최남단의 靈山이다.
불교 31본산의 하나인 대흥사를 중심으로 최고봉인 가련봉(해발 7백3m),두륜봉.향로봉.연화봉등 8개의 봉우리가 원을 그리듯 둘러싸 분지를 형성하고 있다.
또 남쪽지방 분지라는 지형.지리 특성상 날씨가 따뜻하고 봄과가을이 유난히 길어 안전하게 겨울 산행을 하거나 늦가을 단풍놀이를 하기에 특히 적합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생태적으로는 동백등 남쪽의 상록활엽수,지리산쪽에서 건너온 때죽나무등 난대성 낙엽활엽수등이 한데 어우러져 8백70여종이나 되는 풍부한 식물상을 이루고 너구리.족제비.고라니등의 희귀종을포함한 8종의 포유류,팔색조.소쩍새등 40여종의 조류,청띠제비나비등 1백88종의 곤충등이 그 속에 깃들어 그야말로 생물다양성의 寶庫이다.
그러나 산 전체가 녹지자연도 8등급 수준의 우수 자연생태계 지역이어서 적극적인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데도 91년부터 시작된 케이블카 설치공사등 공원개발로희귀 소사나무 군락이 마구 훼손되어 물의를 빚고 있다.
또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북암 주변에서만 자라던 중국원산의 대상화(추맹국)가 91년 암자 보수공사이후 사라졌고 두륜산 특산대흥란과 석란도 수집가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자취를 감춰버렸다.천연기념물 173호 왕벚나무도 두 그루중 한 그루가 말라죽어버렸다. 환경처는 뒤늦게나마 전문가 25명으로 두륜산 자연생태계 정밀조사단을 편성해 12~19일 조사를 실시했으며 빠르면 내년말께 보전지역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한편 등산객들의 발길을 불러모으는 명소로는 ▲가련봉 꼭대기의40여명이 앉을 수 있는 너럭바위 凌虛坮 ▲다도해 뿐만 아니라맑은 날은 제주도까지 볼 수 있는 두륜봉 정상의 白雲臺▲두륜봉이 구름으로 휩싸일 때면 仙境으로 들어서는 듯 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는 자연 구름다리등이 있다.
이밖에도 장춘동에서 대흥사에 이르는 2.5㎞의 거목숲 터널,신라시대 이래 1천2백년 유서가 서린 대흥사및 여섯 암자,표충사의 서산대사 유물등이 두륜산 탐사의 맛을 더해 준다.
〈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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