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제어디로가나>3.사회간접자본 확충-政府 무얼했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작년에 깃발만 올라간 신경제가 그런대로 모양을 갖추게 된것은사회간접자본확충(SOC.Social Overhead Capital)계획이 빛을 보면서 부터다.세계 경제가 UR의 종결로 재편될 것이 분명하고 우리 경제와 기업도 보호막이 없어져 스스로경쟁력을 쌓아나가지 않으면 세계시장 싸움에서 물러설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그동안 성장의 장애물이 되어왔던 빈약한사회간접자본 투자를 어떻게 넓혀나가느냐가 새삼 관심사로 등장했다. 길을 뚫고 항만과 공항시설을 넓히는 갖가지 방안들이 많이검토됐다.관련법안도 마련됐다.그러나 계획은 늘 거창했지만 일의진척은 매우 더디다.신정부가 출범한지 1년반이 지난 2일에는 2020년까지의 SOC확충방안을 또 제시했다.
간선도로능력을 지금의 4배로 높여 선진국수준으로 끌어 올리며,21세기 자가용 항공기시대에 대비해 주요 관광지나 교통요충에輕비행장을 건설하고 光통신등 정보통신분야에 대한 투자도 대폭 확대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날 화려한 청사진을 내보이면서 정부는 돈이 얼마나 들고 그 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못했다. ***실무자들도 자신없는 모습 SOC는 당연히 국가가 떠맡아야 할 몫이다.필요財源은 국민들로부터 세금을 더 걷든지,국공채를 발행하든지,아니면 外債를 들여 오든지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어느 방법도 아직 채택되지 않았다.SOC가 국가경쟁력강화에 필수적인 줄 알면서도 지금껏 제대로 투자를 못했던 것도돈문제때문이다.이런 공공시설에 민간자본을 끌어 들이기 위해 法까지 만든것도 바로 재원문제를 풀기 위한 대안 이다.
그러나 SOC에 민자를 유치하고자 하는 정책목표는 어디까지 추진될수 있는 것인가.경제기획원측은『아직은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쪽이다.민자유치 법안을 만든 실무자들이 별로 자신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SOC민자 유치 역시 현실적으로 경제력집중문제와 부닥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민간기업이 고속도로를 건설할 경우 투자비회수를 위해 고속도로 주변에 휴게소.백화점.유통시설등 수익성있는 부대시설을조성하게 되고 통행료결정권도 가질 경우 대기업의 힘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리라던 법이 5개월 늦게 처리된것도 민자유치가 결국 대기업을 살찌우는 또다른 수단이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일반정서 때문이다.야당이 그러했고 여당은 여당대로 선뜻 나서서 문제를 풀려하지 않았다.
결국 국회심의 과정에서 기업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당초법안에서 제시한 유인책중 대충 20%정도가 깎였다는 것이 기획원측의 볼멘소리다.
〈沈相福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