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본토 어부 千여명 고용 대만 海上여관 사라질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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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바다에 떠 있는 대만版 멍텅구리배.
「해상여관」이라 불리는 이곳은 이름이 주는 낭만적인 분위기와달리 불법취업하고 있는 중국 本土어부들의 숙소다.수아오港과 小琉球등 곳곳에 있는 해상여관에는 현재 1천명이 넘는 대륙어부들이 묵으면서 3D현상으로 일손이 크게 부족한 대만 어민들에게 고용돼 있다.
수아오港에 정박해 있는「吉利號」는 배수량 2백t에 1백60여명의 어부들이 묵고 있어 현재 성업중인 해상여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5개월에 한번 고향에 돌아 갑니다.아무래도 고향에서 고기잡이에 나서는 것 보다는 수입이 나은 편입니다.』중국 福建省 惠安 출신의 장원샹(張文祥.27세)의 말이다.
이들의 한달 수입은 인민화폐로 1천2백위안(약12만원).
대륙에 비해 2배나 되는 수입때문에 감옥과도 같은「해상여관」의 생활을 견뎌내고 있다.
이들이 겪어야 하는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세찬 태풍이불어와도 대만당국의 상륙불허방침에 따라 뭍에 오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중병에 걸려도 배안에 준비된 구급약을 사용하거나 대륙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吉利號」 의 경우 3층으로 이루어진 선체에 닭장같은 침실이 빼곡이 들어차 있으며 승선한 어부들이 사용할 수 있는 위락시설은 전무한 형편이다.대만당국은 최근 태풍으로 인해 해상여관 대륙어부들의 익사사건이 발생하자 이 해상여관을 공식화한다는 방 침아래 우선 1만명을 받아들인 다음 인근의 작은 섬들에 이들을 거주시키는 방안을 마련중이다.이에 따라 兩岸교류의 한 상징처럼 인식됐던「해상여관」도조만간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다.
[臺灣,蘇澳=劉光鍾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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