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해갈면적 멋대로 부풀린 경남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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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떠돌이 태풍 월트의 영향으로 20여일만에 단비가 내린 27일오전 경남도청 가뭄대책 상황실에서 발표한 가뭄해갈 면적은 상식을 벗어나는 수치여서 일부공무원들 조차 당황하는 눈치였다.
경남도는 이날『전체피해면적의 74%가 해갈되었다』며『앞으로 10~40㎜의 비가 더 내릴 예정이므로 도내 대부분의 지역이 해갈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발표를 토대로 기자가 29개 일선시.군에 확인해본결과 대부분의 시.군에서는 해갈면적을 보고한 사실조차 없었으며전문가들 조차 이해할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경남도내에는 26,27일 이틀동안 평균 46.3㎜의 비가 내렸다. 농사전문가들은『74%가 해갈되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약 10%정도만 겨우 해갈된 것으로 본다』는 입장이다. 농사전문가들은 경남지방의 경우 30~40㎜의 비가 4~5일동안 차분히 내려야만 완전 해갈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날 경남도의 발표자료는 17㎜의 비만 내린 진양군의경우 약 70%가 해갈되었다는등 평균10~20㎜의 비가 내린 서부경남지역도 약 50.7%가 해갈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경남도의「피해는 줄이고 성과는 부풀리기식 태도」는 가뭄이 시작될 단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었다.
7월초부터 시작된 가뭄으로 도내 곳곳에서 피해를 입고 있었으나 경남도는『아직까지 피해가 없다』고 일관해오다 피해가 극심해진 14일에야 처음으로『전체 벼재배 면적의 약7.8%만 피해를입었다』고 발표 했었다.
경남도의 이같은 뒷북치는 행정은 여기서 그치지않고 이날 74%가 해갈 되었다는 소식이 신문에 보도된 이후 농민들의 항의가빗발치자 가뭄대책 상황실관계자는『단비가 내린이후 상부에 급하게해갈면적을 보고하느라 일부 시.군에 확인한 결 과만을 토대로 추정,자료를 만들었다』고 실토하며『해갈이 아니고 일시 해갈이라는 표현이 적당하다』고 정정하는 무책임을 드러냈다.
〈昌原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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