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압박하면 아시아 자극-對日화해 제스처 美통상정책 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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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美國과 일본간의 통상관계에 데탕트바람이 조용히 불고있다.미국은 일본과의 통상관계 포괄협의과정에서 금년초까지도 들이댔던 무역압력의 칼날을 거두고 있다.단정하기에는 이르지만 최근에 미국이 취한 몇가지 조치는 이러한 분석을 조심스럽게 뒷받침하고 있다. 27일 워싱턴에서 열린 美日반도체협상에서 미국측은 이달말로 만료되는 반도체협정을 2년간 연장키로 합의했다.표면적으로는日本측이 협정 폐지를 주장했으나 미국이 연장주장을 관철시킨 형식으로 돼있다.그러나 이 합의에서 미국은 對日무역협 상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것으로 여기던 수치목표를 제외시켜 줬다.
이에 앞서 25일 미국 상하 兩院합동회의는 일본에 대한 보복을 주목적으로 설치됐던 「금융서비스 공정거래조항」을 삭제키로 결정했다.
이것은 일본을 정점으로 하는 對아시아 경제정책에 변화가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불러 일으킨다.
클린턴행정부가 아시아쪽에 상당한 비중을 둘 수밖에 없는 이유는 80년대 후반부터 아시아의 역내 직접투자 증가의 결과로 상호무역이 크게 확대됨에 따라 對美의존도가 현저히 낮아지는 추세를 미국이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러한 영향력 감소는 아시아각국에 불고 있는 反美的인 지역주의와 맞물리면서 미국의 정책입안자들을 동요시키고 있다.
아세안의 높아진 목소리는 그만큼 일본의 이 지역 진출이 확고해졌다는 것을 동시에 의미한다.80년대중반 엔고로 시작된 일본의 동남아진출은 최근의 엔고로 다시 한번 일본기업의 엑소더스를가져올 것이다.
일본은 겉으로는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미국을 배제하고 있는 EAEC구상에 반대하지만 속으로는 부추기고 있다.
미국의 일본에 대한 일방적인 압력은 이제 더 이상 통할 수 없는 것이다.
일본을 중심으로 한 엔경제권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미국의 무역압력이 계속될 경우 아시아 국가들만의 경제블록도 탄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은 대외경제정책을 다시 검토해야할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일본과 미국간의 통상데탕 트는 이제 본격적인 협조적 경쟁단계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金祥道.閔丙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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