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PC통신 인기소설작가 이우혁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제가 무슨 소설가입니까.저는 그저 재미삼아 글을 끄적거리는사람입니다.』 발간된지 반년만에 30만부가 팔린 소설『退魔錄』의 지은이 李愚赫씨(29).그는 한사코 자신이 문학에는 문외한이란다. 사실 그의 전공은 문학과 전혀 관계가 없다.李씨는 87년도에 서울大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하고 91년에는 같은 과 대학원을 나왔다.
그런 그가 소설과 인연을 맺은 것은 한국자동차부품 기술연구소에 다니던 작년 7월21일.『평소에 귀신이나 신비스런 이야기를좋아했고 또 고대신앙등에 관한 지식도 좀 있었지요.그래서 그냥한번 이야기를 써서 하이텔에 올려 놓았습니다.』 신비한 영적능력을 지닌 신부와 소년,그리고 무공을 익힌 청년.이들 세사람이사악한 귀신들을 퇴치한다는 내용의『퇴마록』은 이렇게 탄생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통신망을 통해 그의 글을 읽은 사람들의 숫자가 점점 늘어났다.수십에서 수백,다시 수천으로.그리고 급기야는엄청난 양의 전자우편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그렇게 이어진이야기들이 들녘출판사 李政原사장(40)의 눈에 띄게 됐고 책으로 출간돼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것이다.
소설을 쓰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주인공의 이름을 정하는 것.
한번은 PC통신상에 띄운 이야기의 여주인공과 이름이 같은 사람으로부터『무서워 못살겠다』는 호소를 받은 적이 있다고.
지금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박사과정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물론 틈틈이 글도 쓴다.
『이제 곧 일본으로 취재 여행을 떠나려 합니다.지금 쓰고 있는 「퇴마록-세계편」의 얘깃거리가 떨어졌기 때문이지요.』 자신은 결코 소설가가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글을 쓰려고 외국에까지 답사를 떠나는 李씨.그에게 「아마추어」라는 표현은 조금 어색하게 들린다.
〈柱〉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