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부족 과학적 治水策 시급-전문가들에 들어본 수자원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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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한달 정도 계속되는 극심한 가뭄으로 물 한방울이 아쉬운 가운데 오는 2000년대 초반에는 우리나라의 물 사정이 더욱 악화되리라는 전망이 있어 장기적인 治水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다.최근유엔의 세계인구환경조사위원회가 펴낸 「인구.환경 프로그램」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0년 기준 우리나라는 1인당 활용가능한 물의 양이 연간 1천4백52t으로 세계 1백49개국중 용수부족 순위 27위에 올라 리비아.모로코.이집트 등과 함께 「물 부족으로 압박 받는 국가」로 분류돼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55년에는 1인당 용수가2천9백40t이었으나 점차 물사정이 악화돼 2025년에는 1천2백53t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자원 전문가들은 이에따라 시급히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머잖아 올해와 같은 물부족 현상을 해마다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과학적인 장기 치수책과 당장의 지하 수자원 개발법을 전문가들로부터 알아본다.
◇장기치수책=한국자원연구소 등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수자원 총량은 약 1천3백억t으로 이중 20%선인 2백50억t 가량이 실제로 이용되고 있으며 그중 지하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7%에도 못미치는 17억t에 불과한 실정이다.이는 우리나라의 전체 지하수량이 최소 2백5억t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는점을 고려하면 이용률이 크게 낮은 편이다.
서울대 朴仲鉉교수(토목공학과)는 『비만 오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이들 지하수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관정개발대책과 이에따른 기술 개발등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정부측에 촉구했다. 한국수자원공사등의 보고에 따르면 지하수중 80%이상이 지하 수십m이하의 암반층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
이들 암반수는 가뭄 혹은 갈수기에도 물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며수온이 일정하고 수질이 좋은 것이 장점이다.따라서 이들 암반수의 수맥을,특히 가뭄 피해가 극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시급히 파악하고 이에따른 우선순위를 둬 중장기적으로 관정 을 실시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관정개발과 함께 관련기술의 개발도 이뤄져야 한다.
현재 우리의 지하수 탐사.관정기술의 수준은 대략 지하 1백~2백m급인데 이를 선진국 수준인 5백m급까지 향상시켜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수맥 찾기=지하수탐사업체인 한서엔지니어링의 韓楨相박사는 민간인들이 전문가의 도움없이 소형관정을 통해 지하수를 찾는 방법으로▲주변보다 지형이 현저하게 낮고▲골짜기가 발달돼 있으며▲암반이 노출되지 않고 흙이 두꺼운 3개 요소를 고루 갖춘 곳을 파면 물이 나올 확률이 최소 60%는 된다고 말했다.
이런 데서 나오는 물은 대개 지표수로 수량은 풍족하지 않으나우선 급한대로 쓸수 있다는 것이다.
***민간인도 적극참여를 한국자원연구소 鄭承桓박사는 『나뭇가지 혹은 추등을 이용해 수맥을 찾는 것도 숙련가라면 제법 신뢰성이 있다』며 탐사장비 동원등이 어려울 때는 이용해보는 것도 권장할만 하다고 말했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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