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다자간 안보기구 할만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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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부가 東北亞 지역 국가간의 安保협력을 위한 多者間 대화기구를 창설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방콕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중인 韓昇洲외무장관의 연설을 통해 25일 제안된 이 구상은 우리 정부가 장기적이고도 좀 더 광범위한차원에서 국가 안보정책을 구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集團安保체제의 성격을 지닌 多者間 안보 대화기구는 솔직히 우리에겐 아직 생소한 느낌을 준다.그동안 우리의 安保개념은 美國과의 兩者관계를 기본으로 한 韓美방위조약 하나를 중심으로 형성돼 왔었다.그러던 것이 이제는 南北韓을 포함해 미 국.일본.중국.러시아와 함께 韓半島를 중심으로 한 지역안보를 확보하자는 구상으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정부가 이러한 구상을 하게 된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고려된 것으로 볼수 있다.우선 생각할수 있는 것이 冷戰시대에 구축됐던 주변상황의 변화다.이에 따라 美國과의 兩者동맹관계 성격도 지난날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게 됐다.뿐만 아니라 미 국을 비롯해 일본.중국.러시아등 이 지역에서의 전략적 역할과 힘의 균형에도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이 中國을 포함한 아시아지역의 급격한 경제성장에 따른 변화다.이러한 경제성장은 필연적으로 정치적인 관계에도 영향을 주어 새로운 긴장을 불러올 수도있다.새로운 질서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려 되는 장래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냉전이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아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무기시장이라는 점이다.
2000년이면 아시아지역의 국방비 지출이 西유럽을 능가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특히 中國의 군비확장에 많은 주변국가들이 우려하고 있다.
막대한 방위예산을 쓰는 일본과 러시아의 이른바 北方영토 분쟁,예상되는 미국의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 축소등도 이 지역의 장래를 불확실하게 하는 요소다.이런 가운데 南北韓관계 역시 안정적일수 없다.따라서 관련국가들이 모여 군사 신뢰구 축 조치등을논의할 수 있는 기구를 검토하는 것은 기대해 볼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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