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변화 유형 기득권층 저항따라 점진.급변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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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경제성장과 정치변동의 관계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지만 경제성장이 체제변화를 일으키는 방아쇠가 된다는 것은 쉽게 설명되는 현상이다.경제가 성장하면 사회구조는 급속한 분화과정을 거치게 된다.직업도 다양해지고 단체도 많아지며 국민들의 이 해관계도 복잡해진다.
이 때가 되면 과거의 수직적 사회구조에서나 통하던 획일적 통제는 더 이상 먹혀들지 않는다.또 경제가 성장하면 통신량과 대외교류가 크게 늘어나 꾹꾹 눌러온 폐쇄체제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中國과 싱가포르가 경제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억압적인 정치구조를 유지하는 점을 근거로 경제성장과 민주화의 상관관계를 부정하는 견해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편 체제변동은 제도개혁을 통해 평화적.점진적으로 일어나는 점진모형과 舊체제의 급격한 붕괴를 거쳐 일어나는 斷層모형으로 나뉜다. 〈그림 참조〉 점진모형은 경제성장에 따라「자율과 개방에 의한 사회관리비용」이「통제에 의한 사회관리비용」보다 싸게 먹히는 시점에서 개혁이 이뤄진다고 설명한다.
반면 단층모형은 체제변화 요구에 기득권층이 집단적인 저항으로맞서고 이 때문에 폭력적인 상황이 벌어지면서 舊체제가 급작스럽게 무너진다고 본다.스페인.포르투갈 등이 점진모형으로,北韓과 비슷한 루마니아.알바니아 등이 단층모형으로 각각 분류된다.
〈南潤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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