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상장지수펀드), 덩치 커졌지만 거래는 빈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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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 증시 상장 다섯 돌을 맞는다. 2002년 10월 14일 삼성투신운용의 KOEDX200, LG투신(현 우리CS자산운용)의 KOSEF200 등 4개 종목이 거래소에 상장되면서다.

지난 5년간 ETF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종목 수는 상장 초기 4개에서 21개로 늘어났다.

지난해 6월에는 은행·자동차·반도체 등 특정 업종의 지수를 좇아가도록 설계된 섹터 ETF가 첫선을 보였다. 올 7월엔 스타일이 비슷한 종목을 묶은 스타일 ETF도 상장돼 투자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

특히 10일에는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벤치마크 지수로 삼은 ‘KODEX 차이나H ETF’도 상장될 예정이다. HSCEI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 가운데 대표 우량기업 43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외국 주가지수에 연계한 ETF가 국내 증시에 상장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덩치도 커졌다. 2002년 3442억원에 불과하던 순자산총액 규모는 4일 현재 2조2097억원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거래량은 덩치만큼 증가하지 못했다.

최근(4일 기준) 하루 평균 거래량은 244만5000좌로 총 상장좌 수의 2%수준에 불과하다. ETF 시장이 외형에 비해 활성화되지 못한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 평균수익률을 쫓는 ETF 투자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기관들이 참여하기엔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유동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고란 기자

◆ETF=인덱스펀드처럼 특정 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따라가도록 만든 상품. 또 이를 증시에 상장시켜 주식처럼 거래도 할 수 있다. 운용수수료도 저렴(0.3∼0.5%)하고,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지만 거래세(0.3%)를 내지 않아도 돼 선진국에선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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