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美 기업, CEO 연봉 부담에 골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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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CEO)의 지나친 연봉 부담이 미국 기업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가 최근 연봉 조사업체 샐러리닷컴(salary.com)에 의뢰, 진행된 미 대기업 임원 연봉 조사에 따르면 S&P500 상장기업 CEO의 연봉은 사내 2위 연봉자보다 평균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기업의 CEO와 최고위 임원간 연봉 차는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 5월 물러난 미국 최대 학자금 대출 기관 샐리매(SLM)의 토마스 피츠패트릭 전 CEO는 지난해 준 매코맥 부사장보다 10.3배 많은 1620만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나머지 30개 기업의 임원 연봉도 적게는 4배에서 많게는 7배까지 차이가 났다.

젠자임의 헨리 테르미어 CEO는 사내 2위 연봉자인 피터 위르스 최고 법무책임자(CLO)보다 7배 이상 많은 2240만달러의 연봉을 받았고 허쉬의 리처드 레니 CEO는 데이빗 웨스트 최고 운영책임자(COO)보다 6.8배 많은 910만달러를 챙겼다.

이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까지 관련 조사에 나섰다.

SEC는 지난 8월 300개 기업에 서한을 보내 임원 연봉 기준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당부하는 한편 일부 기업에게는 최고위 임원간 임금 격차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미 기관투자가협회(CII)도 이 같은 임금 격차 확대에 우려를 표시했다. 임금 격차로 인해 이사회가 CEO의 경영권에 대해 적절한 통제를 가하지 못하게 될 뿐 아니라 재능 있는 젊은 경영진의 경영 접근도 어려워진다는 의견이다.

캘리포니아주 교원연금(CalSTRS)의 수석 투자 전략가 크리스토퍼 에일맨은 임금 격차를 '투자의 적신호'로 해석했다.

그는 특히 CEO의 지나친 고임금이 CEO의 이사회 장악을 의미하는 전통적인 신호라고 지적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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