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꺾은 불가리아 어떤 팀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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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FIFA 랭킹 25위인 불가리아가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되던FIFA 랭킹 2위인 독일을 꺾고 4강에 합류한 것은「자율축구」의 개가라는 점에서 세계 축구계의 반향이 엄청나게 크다.
불가리아의 선수관리 방식은 독특하다.
페네프 감독이 주창한 자율축구는 선수들을 규제하기보다 자유로이,그러나 방종하지 않는 선에서 풀어줌으로써 긴장 이완을 통해팀 전력을 극대화시키는 이른바 당근전략이 요체다.실제로 페네프감독은 불가리아가 어렵사리 16강에 오른뒤에도 독일.이탈리아처럼 더운 날씨속에 강훈련에 몰두하기보다 흡연.음주,심지어 성생활마저 완전개방해 선수들이 게임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도록했다. 이러한 자유로움이 선수들의 잠재능력을 부추겨 믿기 힘든기적들을 잇따라 엮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불가리아는 예선D조 1차전에선 나이지리아에 3-0으로 대패하는 부진을 보였으나 이후 팀웍이 살아나 그리스에 4-0,아르헨티나에 2-0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2승1패,조2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불가리아는 이번 월드컵 전까지 모두 다섯차례나 본선무대를 밟았음에도 네차례 예선탈락했고,최근의 86멕시코대회때엔 한국과 비겨 2무1패,조3위로 간신히 16강에 진출했으나 역시 1승도올리지 못하고 물러났었다.
그러나 불가리아는 80년대후반 사회주의 붕괴를 계기로 재능있는 유망주들이 속속 유럽프로무대로 진출했다.이러한 토양위에 불가리아는 전력이 급상승,지역예선에서 전통의 강호 프랑스를 제치고 유럽 F조 2위(6승2무2패)로 미국행 티켓을 잡았다.
특히「베스트11」중 10명이 해외파 선수들이다.8강전까지 올린 9득점이 말해주듯 공격진의 득점력은 대단히 파괴적이라는 평가다. 〈全鍾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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