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모자 박세리’ 계속 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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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국 골프의 아이콘 박세리(사진)가 삼성 모자를 벗고 CJ와 스폰서 계약을 한 때가 2002년 12월이었다. 당시 계약조건은 연 20억원+α로 알려졌고 기간은 5년이었다. 이제 이 5년이 거의 다 흘러 다시 재계약 시즌을 맞았다.

 10월 말까지는 CJ가 우선 협상자다. 박세리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세마(세리 마케팅) 이성환 이사는 “CJ로부터 ‘우리가 우선 협상자’라는 메시지를 받았지만 그 외엔 별다른 접촉이 없었다”며 “11월이 되면 다른 회사들과 접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J 측은 “재계약 여부에 대해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삼성과 그랬던 것처럼 CJ와도 갈등이 있었다. 5년 계약 중 2년째인 2004년부터 슬럼프에 빠져 CJ가 원하는 홍보효과를 충분히 해주지 못했다. 2005년엔 부상 때문에 CJ가 스폰서인 나인브릿지 클래식에도 나오지 않았다. 박세리가 CJ 로고가 들어간 모자를 쓰지 않은 사진이 가끔 나와 CJ 측을 불편하게 하기도 했다. 박세리 쪽도 지난 5월 명예의전당에 들어갈 때 CJ가 신경 쓰지 않은 것에 대해 매우 섭섭해했다.

 CJ 측은 “LPGA 투어 인기가 예전만 못하고 선수의 희소성도 적어 이전 계약액의 절반도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재계약한다면 50% 이상 깎겠다는 말이다. 세마 측은 “조금 깎을 순 있지만 우승 인센티브는 오히려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마는 “CJ와의 의리 때문에 (다른 곳과) 접촉은 하지 않았지만 몇 군데서 관심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있다”고 했다.

 양측의 간격은 크다. 그러나 CJ는 간판 선수를 놓치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갖고 있고, 박세리 측도 CJ만 한 스폰서가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재계약 가능성은 반반으로 보고 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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